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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시장 美독점시대 저무나

입력
2005.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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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형 헬기 개발사업(KHP)의 해외 파트너로 유로콥터가 선정되자 군 주변에서는 ‘무기도입사의 일대사건’이라는 말이 돌았다. 독일제 잠수함 도입 등 일부를 제외하고 미제가 판을 치던 한국무기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뒤따랐다.

일각에서는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수입선 다변화와 대등한 한미관계를 위해 적절한 결정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익을 고려한 최선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KHP에는 당초 유로콥터 외에 영국과 이탈리아의 합작사인 아윌(AWIL), 미국의 벨사와 시코르스키 등이 참여의사를 표명했다. 중도에 시코르스키가 포기하면서 ‘무기도입의 관행이나 한미동맹 등을 고려할 때 벨사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유로콥터의 경우 1988년 9월부터 99년 2월까지 대통령 전용헬기로 사용된 ‘AS_332L 슈퍼퓨마’ 헬기 3대를 공군에 판매한 것 외에는 인연이 없었고 인지도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벨사는 ‘국내업체가 해외업체의 도움을 받아 핵심부품 개발을 주도한다’는 국방부의 사업방식을 거부해 막판에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로콥터는 매우 광범위한 기술이전까지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사업자를 결정하면서 한미 연합방위체제나 다른 무기체계와의 상호운용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HP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헬기 체계설계 등을 담당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각각 임무탑재장비와 기본헬기 구성품을 개발ㆍ지원하는 등 국내업체가 사업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로콥터는 이들과 협력해 로터(날개모터)와 트랜스미션(동력전달장치) 등 헬기 핵심부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거나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100개의 개발부품 가운데 30여개 부품개발에 참여할 유로콥터는 1조3,000억원의 개발비 가운데 약 30%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정원모 KHP사업단 연구위원은 “해외업체는 국내업체 주도의 개발사업에 협력할 파트너일 뿐”이라며 “한미동맹 등 정치적인 고려 없이 사업목적에 부합하는 업체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KHP에서 미국업체가 탈락함으로써 이 달 중으로 결정될 ‘공중조기경보통제기(E_X)’ 도입기 선정도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 E_X사업에는 이스라엘 엘타사의 G_550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미국 보잉사의 E_737과 경합하고 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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