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11일 ‘거품에 갇힌 부시’ 제하의 기사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 현대사에서 가장 고립된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자기 확신에 찬 나머지 백악관 담장 밖으로 손을 뻗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누가 감히 부시 대통령에게 반대의견을 들이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백악관에서는 종종 이견이 불충과 동일시된다”며 부시 대통령의 독선적 행태를 꼬집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런 점에서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도 사뭇 다르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1991년 걸프전을 치르면서 공화, 민주 양당 의원들을 수시로 만나 의견을 들었으나 아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의 와중에서도 의회 지도자들과는 담을 쌓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의 즉각 철군을 요구했던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 민주당 존 머서 하원의원은 “이라크 전에 대해 조언을 해주려 해도 전화 한 통화 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뉴스위크는 역대 대통령과 비교, 부시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스타일을 부각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양당 전현직 국가안보 관리의 회합을 만든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모델로 삼지도 않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참모들간에 아이디어 경쟁을 시켰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예도 따르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나의 영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레이건이 집권 2기 때 위기극복을 위해 중도 성향의 하워드 베이커를 비서실장에 발탁한 것처럼 부시 대통령이 중도적 인물을 기용할 가능성은 “텍사스주가 프랑스의 한 지방이 되는 것”에 견줄 정도로 희박하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성격이 알코올 중독과 힘겹게 싸우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추측까지 내놓았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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