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재검증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는 몇가지가 가능하며, 그에 따라 어떤 일이 생길 것인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단해서는 안 되지만 핵심은 결국 “환자 체세포를 복제한 배아줄기세포가 있는 거냐, 있다면 몇 개냐”라는 부분이다.
1. 제대로 된 데이터가 있다면
황 교수팀이 논문 속 11개 줄기세포주의 사진, DNA 지문 데이터, 이 데이터를 얻기까지의 실험 노트 등을 모두 공개한다면 지금까지 주장했듯이 “수차례 논문을 수정하고 심사하면서 생긴 오류”일 가능성이 있다. 줄기세포 DNA 검사를 통해 논문 데이터를 재확인하면 누구도 이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황 교수팀은 논문에 쓰인 대로 11개의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했고 실험했는데, 논문만 잘못 썼다는 뜻이 된다. 여전히 황 교수팀의 복제, 배양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고 국민도 안도할 수 있다.
하지만 논문 오류에 대한 판정은 좀 복잡하다. 서울대 소장파 교수들이 건의문에 쓴 것처럼 “단순히 편집상 오류로 보기에 무리한 부분”을 해명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2. 사진ㆍDNA 지문이 조작이라면
황 교수팀이 줄기세포의 사진과 DNA 지문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진다면 논문보다 적은 수의 줄기세포를 갖고 수를 늘렸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황 교수팀이 배아줄기세포 배양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연구성과를 실제보다 과장된 것으로 평가받기 위해 조작을 했다는 것이 된다. 이 경우에도 몇 개의 줄기세포가 실제로 만들어졌는가는 DNA 검사를 통해 명확히 알 수 있다.
일부 줄기세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황 교수팀은 논문을 조작한 데 대한 책임을 피할 수가 없다. 단 하나의 데이터라도 위ㆍ변조한 것으로 확인되면 논문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주저자였던 황 교수와 교신저자였던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가 가장 큰 책임을 지게 된다.
3.DNA 지문이 불일치한다면
DNA 지문검사에서 배아줄기세포와 논문 속 환자의 체세포 DNA가 하나도 일치하지 않는다면, 단순한 잉여배아에서 만들어진 줄기세포를 체세포 복제 배아 줄기세포로 가장했다는 결론이 된다. 이 경우 황 교수팀은 국제 과학계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없으며 우리 과학계와 정부, 국민이 겪을 혼란은 말할 것도 없다.
4. 논문은 거짓이나 배아줄기세포는 있다면
또 하나의 가능성이다. 여러 연구원들이 “기르는 줄기세포가 여러 개 있었다”고 말했고 황 교수팀은 해명자료에서 “줄기세포가 있다는 게 중요한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논문을 쓴 이후에 연구에 성공했다는 말이 될 수 있다. 그래도 ‘논문 사기’에 대한 파장과 책임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우리 생명과학 수준에 대한 희망만은 남게 된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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