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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학 영안모자 회장 "수익 ⅓은 사회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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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학 영안모자 회장 "수익 ⅓은 사회환원"

입력
2005.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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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학(65) 영안모자 회장과의 인터뷰는 휴일이었던 11일 저녁에야 어렵사리 이뤄졌다. 해마다 1억개의 모자를 해외시장에 판매하는 ‘모자 왕’ 백 회장이 경인방송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이 궁금했는데, 백 회장은 느닷없이 발전 사업 얘기를 꺼냈다.

그것도 전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 국회의원이자 현 세계종합격투기연맹 총재인 일본의 안토니오 이노끼 INP기술연구소 대표와 함께 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업명은 ‘JK파워플랜 프로젝트’.

사실 돈을 벌 목적이 아니니 엄밀히 말하면 사업은 아니다.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뤄지는 극빈 지역 지원 프로그램이다. JK파워플랜은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와 함께 전기도 사용할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전 세계 마을에 소규모 발전소를 세워주는 프로젝트다.

“첫 번째 대상지는 방글라데시와 멕시코, 두 나라 중에서 나올 예정입니다. 이 사업을 위해 기금을 출연해서 INP기술연구소와 함께 발전시설을 설치할 회사를 만들겁니다.” 그가 내놓을 기금은 회사 자본금의 5%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 회장에게 이같은 사회공헌 활동은 느닷없는 일이 아니다. “부는 소유하는게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는게 백 회장의 평소 지론이고, 그 지론에 따라 백 회장은 오래 전부터 남모르게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1986년부터 중국, 코스타리카, 스리랑카, 베트남 등에 고아원과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설립, 운영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때는 피해를 본 한인들을 위해 1억원의 기금을 출연했다. 또 지난해 쓰나미가 서남아시아 지역을 덮쳤을 때는 스리랑카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중지시키고 난민 800명을 수용했으며, 3만 달러의 성금을 모아 기탁했다.

백 회장의 활동이 처음 알려진 것은 1986년 독립기념관 화재 사건 때였다. 백 회장은 이보다 3년 전인 83년 당시 경기 용인군에 있던 사유지를 팔아 당시로서는 거금인 5억원을 마련, 독립기념관 건립 기금으로 내놓았다. 익명으로 처리해 아무도 몰랐던 이 일은 86년 독립기념관 화재 사건 발생후 백 회장이 1억원을 한국일보에 기탁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중국 헤리룽장성 출신인 백 회장은 함경남도 흥남시에 살다 10살 때인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혈혈단신으로 남하했다. 갖은 고생 끝에 59년 모자 공장을 세운 그는 65년 보세가공으로 일본에 첫 수출을 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후 해외로 적극 진출, 코스타리카, 스리랑카 등 세계 10개국에 17개 법인을 설립했다. 2,500달러 짜리 명품 모자에서부터 1달러 짜리 판촉용 모자에 이르기까지 연간 1억개 이상의 모자를 팔아 세계시장의 37%를 점유하고 있다.

사업영역도 확장해 2002년에는 ㈜대우버스, 2003년에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지게차 제조업체 클라크를 인수했다. 그 덕분에 지난해 40개 국내외 법인에서 9,479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조1,9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백 회장은 반드시 지켜야 할 자신과의 약속이 있다. 벌어들인 수익의 3분의 1은 반드시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이다. 95년 학교법인 숭의학원을 인수한 것도, 최근 1,000억원 규모의 KIBS컨소시엄(지분 30%)을 구성해 경인방송 인수에 나선 것도 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다.

“언론은 사회의 의사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합니다. 방송을 통해 사회의 어려운 곳 구석구석을 조명하고, 있는 자와 없는 자, 배운 자와 못배운 자를 이어주는 다리 노릇을 하려고 합니다.”

백 회장은 앞으로 해외에서 2억5,000평~5억평 가량의 토지를 확보하는 일에 착수할 계획이다. “석유자원이 고갈되면 에탄올 등 작물을 이용해 키운 에너지가 중요해질거고, 이를 확보하려면 땅이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백 회장은 “50억평~100억평 정도의 토지가 확보되면 통일후 1억명의 한민족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민족재단 같은 것을 만들어 토지관리를 위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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