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정보기술(IT) 산업 수출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마침내 세계 1위에 올랐다.
12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IT 수출액은 전년 대비 46% 이상 증가한 1,800억 달러로, 같은 기간 12% 증가해 1,490억 달러를 기록한 미국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지난 10년간에 걸친 IT 부문의 눈부신 발전이 산업 고도화를 겨냥한 중국의 야망을 한 걸음 더 앞당겨 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이 지난 10년여 기간에 특히 랩톱, 휴대폰 및 디지털 카메라 등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IT 교역 규모도 크게 늘어 지난해에는 1996년 350억 달러 보다 10배 정도 팽창한 3,290억 달러였다. 같은 기간 미국은 2,300억 달러에서 3,750억 달러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국의 IT 산업 급성장은 관련 해외 기업의 막대한 중국 직접투자 등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출은 더 이상 ‘싸구려’가 아니다”며 “제조업 업그레이드를 향한 중국의 장기 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AT&T 중국법인 책임자를 지낸 후 홍콩에서 IT 컨설턴트로 일하는 아서 코블러는 뉴욕타임스에 “중국이 섬유, 신발 및 플라스틱 같은 단순 부문에서 고도 전자제품 같은 고부가가치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OECD는 IT 산업의 급속한 발전이 중국 군수산업의 고도화를 동반해 국제사회에 새로운 긴장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미국 등 서방의 우려를 반영하기도 했다.
OECD는 보고서에서 “중국 군수산업은 IT업체, 정부의 연구개발(R&D) 분야와 긴밀히 관계하며 ‘디지털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다”며 “IT 분야의 발전이 중국의 급속한 군사적 현대화를 이끌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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