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운전 중 TV시청 규제가 시급해졌다. 운전 중 휴대폰 통화를 단속하면서 훨씬 위험한 TV시청은 규제할 생각조차 않는 것은 도로교통 안전에 대한 새로운 위협에 눈 감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많다. 지상파 DMB의 편의성과 경제 효과에만 관심 쏟는 정부와 사회의 각성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본다.
1일부터 수도권에서 세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지상파 DMB는 달리는 차에서도 깨끗한 화질의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전국 시범방송과 함께 휴대폰 450만 대와 차량용 50만 대의 단말기가 보급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동통신사와 방송사의 수익배분 논란으로 휴대폰 단말기 보급이 지연되고 있지만, 독일 월드컵까지 열려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다.
문제는 정부가 지상파 DMB를 새로운 성장동력원으로 삼아 의욕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안전 문제는 애써 무시하는 데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운전 중 TV 시청은 휴대폰 통화보다 5배 이상 위험하고 음주운전보다 치명적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한나라당 의원이 규제 입법안을 내놓았을 뿐, 정부는 대비책을 논의하는 기미조차 없다. 2010년까지 국내 단말기 시장이 12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장미빛 전망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생각일 것이다.
휴대폰처럼 일단 DMB 시장을 키우는 것이 사회 전체에 이득일 수 있다. 그러나 TV시청은 차량부착 단말기를 이용하더라도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기에 한층 엄격하게 규제해야 사리에 맞다.
이를 외면하는 것은 휴대폰 단속과 형평이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인명존중과 교통안전을 외치는 것이 모두 헛된 위선이 된다. 휴대폰보다 단속이 어렵다고 얼버무릴게 아니다. 운전 중 TV시청을 막을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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