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부대에서 소총과 함께 실탄, 수류탄이 사라져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분실된 무기가 외부로 유출됐을 경우 총기강도 등 2차 범행마저 우려되기 때문이다.
12일 육군에 따르면 강원지역 22사단 예하 일반전초(GOP) 대대에서 사라진 무기류는 K_2소총 2정과 실탄 700여발, 수류탄 6발. 총기가 들어있던 대대본부 군수과 사무실의 총기보관함 철망이 절단됐고 본부건물과 50~60㎙ 떨어진 탄약고에서 실탄과 수류탄이 사라진 점으로 미뤄 치밀하게 모의된 범행으로 보인다.
육군은 사고부대인 GOP대대가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쪽에 있기 때문에 부대 지형에 밝은 내부자 소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황상 총기와 실탄, 수류탄을 빼돌린 인물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수사팀은 전역병 등을 상대로 탐문하는 한편 외박ㆍ외출이 가능한 간부들도 용의선상에 올려놓았다. 군수과 범행현장에 떨어져 있던 3, 4개의 머리카락을 찾아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DNA) 감식도 의뢰했다.
분실된 무기들이 부대 밖으로 반출됐을 경우를 육군은 가장 우려한다. 2002년 육군 현역 상사가 부대에서 K_1 소총과 실탄을 빼내 경기 포천시 은행에서 총기 강도를 벌여 충격을 준 바 있다. 육군 관계자는 “부대 밖으로 반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은 사고처리 과정에서 허술한 무기관리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8일 육군은 “K_2소총 2정만 사라졌고 인원이나 탄약은 이상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수사팀은 10일 장부와 실보유 무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탄 700여발과 수류탄 6발이 사라진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육군은 간첩의 소행이 의심된다며 인근지역에 대침투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육군은 뒤늦게 실탄과 수류탄의 분실까지 인정한 뒤 “GOP지역의 특수성을 고려,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성급히 공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은폐 의도가 있었다면 진돗개 발령은 물론 경찰과 합동으로 검문소 운용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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