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 단체들이‘크리스마스 이름 되찾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성탄절 행사에서 종교 색채를 탈색하려는 움직임에 대반격을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약 20년간 진행돼온 미국 성탄절의 탈 종교화는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에 따른 것이지만, 같은 12월 하누카 축제를 지내는 유대인 등을 배려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기독교계는 “이대로 가면 크리스마스에서 그리스도가 사라진다”고 제동을 걸었다. 백악관의 공식 연하장에선 크리스마스란 용어가 사라진 지 13년째다.
그러나 기독교계는 올해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내외가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스(Happy Holidays)’라고 표기한 카드를 보내자 “신앙심을 잃어버린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웹사이트 월드넷데일리닷컴의 편집자인 조지프 패러도 “대통령은 자신이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고 강조하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백악관측은 “대통령은 다양한 신앙을 가진 인사들에게 카드를 보내야 한다”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는 세속주의 전반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 없었다. 기독교계는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 학교 등에 대한 공격도 준비하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에 따르면 ‘성탄절 방학’이란 말보다는 ‘12월 방학’란 말을 사용토록하고 음악교재에서도 크리스마스 애창곡‘거룩한 밤(Silent Night)’을 삭제하는 등 종교적 색채를 탈색시키는 교육기관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마구간에 누운 아기 예수의 모습을 그리는 예수 강림(The Nativity) 연극과 조형물도 잇따라 사라지고 있다.
ACLU는 1,500명 이상의 변호사가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8,000명 이상의 교사들이 세속화 조치를 단행하는 교장을 축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그냥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하세요’라고 적힌 2달러짜리 팔지 수만 개를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프랜 퀴글리 ACU 인디애나주 지회장은 “미 헌법의 종교와 표현의 자유에 따라 크리스마스를 크리스마스라고 부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권리”라며 “이를 의도적으로 다른 말로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행위”라고 주장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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