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06 독일월드컵 본선 조추첨에서 프랑스 스위스 토고와 함께 G조에 편성되자, 16강 진출에 대한 낙관론이 축구팬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C조나 E조를 피한 점, 최강 브라질 및 개최국인 독일과 한 조로 묶이지 않은 것이 그 근거다.
하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조 추첨 결과에 대해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유럽의 약체로 알려진 스위스와 처녀 출전국인 토고를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스위스를 한국의 본선 16강 진출의 최대 걸림돌로 꼽는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다들 편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결코 만만한 조가 아니다. 프랑스에 이어 2조위를 놓고 스위스와 다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6위인 스위스는 그 동안 터키와 유럽 플레이오프전을 통해 간신히 월드컵 본선무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만만한 팀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유럽 예선에서 프랑스와 두 번 모두 비길 정도로 저력이 있다. 장신들이 버티고 있는 수비가 견고하고 공수전환도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 스위스와 A매치를 치른 적이 없다. 다만 청소년 대표팀(20세 이하)이 지난 6월 네덜란드 엠멘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1-2로 역전패했다.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기술적인 면에서는 우리 팀에 비해 뒤졌지만 조직력 만큼은 탄탄했다.
스위스가 조직력을 미처 갖추기 전에 상대를 뒤흔들어 놓는 전략을 채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욱 MBC해설위원은 “스위스는 세대교체에 성공해 젊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지만 큰 대회 경험이 적다는 약점은 있다”고 지적했다.
어쨌든 한국이 조별 예선에서 6점(2승) 이상의 승점을 얻어야만 16강 진출의 안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첫 경기에서 전력이 베일에 싸인 토고를 무조건 잡고, 그 여세를 몰아 프랑스와는 무승부 이상을 기록한 뒤 스위스를 꺾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스위스의 상황도 마찬가지. “무난한 조편성”이라고 반기는 스위스의 쾨비 쿤 대표팀 감독은 “한국은 2002 월드컵 당시 국내파 선수들을 장기간 조련해 이득을 봤지만 지금은 많은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해 이런 방식이 가능하지 않다. 해 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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