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X3 3.0d 다이내믹’(사진)을 타면 탑승자는 헷갈리게 된다. 배기량 3,000㏄의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X3 3.0’의 디젤 모델인 이 차는 ‘디젤차’라는 설명을 해주지 않는 한 가솔린(휘발유) 모델(X3 3.0i)과의 차이를 알아챌 수 없다. 휘발유 차와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적기 때문이다. 주행할 때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거의 찾아낼 수 없고, 차가 멈췄을 때도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솔린 모델인 X3 3.0i와 성능이 같은 것은 아니다. 최대 회전력(토크)은 가솔린 모델보다 67%나 크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도 7.7초로 가솔린 모델(8.1초)보다 민첩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연비다. 휘발유 1ℓ로 6.8㎞ 밖에 가지 못했던 가솔린 모델에 비해 디젤 모델은 무려 경유 1ℓ로 11㎞나 간다. 경유가 통상 휘발유에 비해 30% 정도 저렴한 만큼 결과적으로는 X3 3.0d 다이내믹의 경제성이 X3 3.0i에 비해 100% 이상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같다. 디젤 모델의 판매가는 엔진 값이 비싸 동급의 가솔린 모델보다 비싼 것이 통례다. 그러나 X3 3.0d 다이내믹은 X3 3.0i와 같은 7,250만원에 출시됐다. BMW그룹코리아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디젤차라는 점이 가격 책정에서 전략적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같고 소음은 거의 구별하기 힘든 정도인데도 연비는 사실상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면 고객들은 디젤 모델에 끌릴 수 밖에 없다. 다만 아주 민감한 사람은 가솔린 모델이 더 나을 것 같다. 디젤차인 만큼 아무래도 진동은 가솔린 모델을 따라가지 못했다. 여성의 경우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기억할 점이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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