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위작(僞作) 제조 전문가로 알려진 존 마이어트(60ㆍ사진). 그가 영국 런던의 한 유명 화랑에서 피카소와 자코메티 등의 그림을 가지고 전시회를 열고있다. 그의 숱한 명화(?)들이 아직도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버젓이 걸려있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여전히 전설처럼 떠돌고 있다.
마이어트가 8일자 가디언 인터넷판에 자신의 인생 역정을 털어놓았다. 마이어트는 1986년부터 1994년까지 초현실주의와 입체파, 인상파 작품을 200점 이상 그렸으며 증명서 위조 전문범 존 드루와 공모해 그림들을 진본처럼 유통했다. 마이어트는 당시 유화용 오일을 쓰지 않고 유화제를 쓰는 등 웃지 못할 허점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조차 속아넘어가고 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에서는 이 가짜 그림들이 수십만 파운드의 고가에 거래됐다.
그의 그림이 가짜라는 게 판명된 것은 드루와 이혼하게 된 부인이 경찰에 제보했기 때문. 1995년 어느 날 새벽에 영국 스태포드셔에 있던 마이어트의 작업장에 경찰이 덮치면서 20세기 최대의 명화 위조사건은 막을 내렸지만 아직도 그의 그림 중 120여 점이 진짜처럼 유통되고 있다.
그림 교실을 열며 생계를 유지하던 그가 1983년에 “19세기와 20세기의 명화들을 똑같이 그려준다”는 광고를 내고 가격은 150파운드(약 27만 원)부터라고 선전한 후 처음 만난 고객이 바로 교수를 사칭한 존 드루였다.
마이어트는 “누군가 내가 그린 가짜 그림들을 갖고 오더라도 나는 진실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그의 그림들은 작가들의 서명까지 위조돼 그려졌지만 캔버스 뒷면에 컴퓨터 칩이 내장되고 지울 수 없는 잉크로 위작이라는 표시가 찍혀져 있다. 그가 위작이라고 표시해 파는 그림은 850파운드(약 153만 원)에서 4,700파운드(약 851만 원) 정도로 가격이 책정돼있다. 마이어트는 1999년 1년형을 선고받았지만 4개월 복역 후 모범수로 풀려났으며 그의 일생을 다룬 영화가 지금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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