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황우석 교수 논문에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재검증하자는 생명과학 관련 소장파 교수들의 건의서를 받은 후 신중하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정운찬 총장은 9일 “젊은 교수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이 문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할 사안이라 지금 당장은 별다른 진전이 없으니 나중에 이야기 하자” 며 말을 아꼈다.
정 총장은 “8일 저녁 대표를 면담한 후 별도로 본부 차원의 대책회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 이라며 고민스러운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정 총장은 이날 서울대 의대 병원 발전을 위한 워크숍 행사 참석차 황 교수의 병실을 찾아 “빨리 건강을 회복해 다시 연구에 복귀하길 바란다” 고 격려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가 재검증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으며 정 총장의 방문은 황 교수의 양해를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총장실 관계자는 “황 교수의 쾌유를 바라는 개인적 차원의 문병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학본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학내 교수들의 의견이 양 극단으로 갈려있는 만큼 학교측이 신속하게 재검증에 나서는 것이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아니겠느냐” 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대 주요 관계자들은 아예 보도진의 접촉을 피하거나 “할 말이 없으니 좀 더 지켜 보자” 며 신중한 입장으로 일관했다. 이번 주말에도 별다른 회의 일정은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최소한 다음주 화요일 주요 보직교수 회의를 거쳐야 대학본부 차원의 입장이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총장을 방문해 건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생명과학부의 한 교수는 “건의서에 담은 우리의 주장을 흔쾌히 경청한 총장님과 대학본부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총장님이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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