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서울 중구 초동 스카라극장 건물이 소유주에 의해 상당부분 철거된 사실이 8일 밝혀졌다.
이날 문화재청 관계자는 “7일 서울시로부터 스카라극장 건물의 훼손 보고를 받았다”며 “문화재청 전문위원과 직원들이 서울 중구청과 함께 소유주를 만나 최대한 건물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설득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1935년 약초동보극장으로 개관한 스카라극장은 광복 후 수도극장으로 이름을 바꿔 단성사, 국도극장 등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영화관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62년 현재의 이름으로 다시 바뀌었다.
90년대 이후 변화의 흐름에 밀려 단성사, 대한극장, 피카디리 등이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개조되고 국도극장은 폐관했으나 스카라극장 만은 70년 전 개관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해 왔다.
이런 이유 등으로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인정돼 지난달 문화재청에 의해 근대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현재의 등록문화재 제도는 소유자의 재산권을 존중, 동의를 구해 문화유산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나 법적 강제력이 없어 사실상 소유주의 의사에 따라 문화재의 운명이 결정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중구 을지로의 구(舊) 증권거래소 건물을 포함, 지금까지 전국에서 총 191건이 등록 예고기간에 훼손ㆍ철거됐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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