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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나, 쇼스타코비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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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나, 쇼스타코비치를 말하다

입력
2005.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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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년을 앞두고 첼리스트 장한나가 쇼스타코비치 음악으로 새 음반(EMI)을 냈다. 지휘자 안토니오 파파노, 런던심포니와 함께 ‘첼로협주곡 1번’과 첼로 소나타를 녹음했다. 소나타의 피아노는 파파노가 연주했다.

‘귀여운 신동’ 장한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 음반을 듣고 놀랄 것이다. 당당하게 우뚝 선 천재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쇼스타코비치로부터 이 곡을 헌정받아 초연했던 로스트로포비치는 장한나의 스승이기도 하다. 장한나는 이 음반에서 스승을 능가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전류처럼 흐르는 강렬한 연주다. 협주곡에서 그는 고통스러울 만큼 격렬하고, 극히 예민하고 냉소적이면서 변화무쌍한 곡의 표정을 자유자재로 빚어내고 있다.

쇼스타코비치는 구소련 소비에트 정권 아래서 지독한 자기분열적 고통을 겪었다. 음표 하나하나를 검열하는 권력의 압제 밑에서 창조적 예술가로 살아 남기 위해 그는 절망을 숨겨야 했다. 그의 음악에 교묘하게 새겨진 쓰디쓴 농담은 상처투성이 예술가의 눈물이다. 장한나는 쇼스타코비치의 내면을 충분히 이해한 것 같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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