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락부락한 군인이라고 록음악이 어울리지 말란 법 있나요”
9일 오후 서울 신촌 홍익대 인근 펑크록 클럽 ‘SPOT’. 공연 리허설 중이던 육군 모사단 원동한(42) 중령은 “음악은 모든 일에 열정을 갖게 해주는 청량제”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공연은 인디밴드들이 매주 목요일 홍익대 인근 클럽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사운드데이. 원 중령은 4인조 음악밴드 ‘33.5’의 기타리스트 자격으로 인디밴드들의 공연인 사운드데이에 참여했다. 33.5의 멤버는 원 중령을 비롯해 부대원인 이용원(25) 일병, 회사원 김준석씨, 인기밴드 타카피의 김상원씨.
이들이 의기투합한 건 일본 그룹사운드 GUMX에서 활동하다 입대한 이 일병과 고등학교시절 밴드활동을 했던 원 중령이 교회 찬양밴드로 함께 활동하면서 만든 창착곡이 부대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부터.
‘레코드판을 내보라’는 주변의 권유에 힘입어 10여개의 창착곡을 만들고, 원 중령과 이 일병 나이의 평균인 ‘33.5’로 이름을 정했다. 부대에선 대대장과 부대원이지만 음악에서만큼은 동료라는 의미. 올 8월께 이 일병이 평소 알고 지내던 김상원씨와 김준석씨를 각각 드럼과 베이스 연주자로 영입했다.
이들은 지난 10월께 2박3일간의 휴가를 내 홍익대 인근 스컹크헬이라는 클럽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멤버 가운데 현역 군인이 2명이나 돼 별도의 연습을 할 수 없어 공연 직전 1~2시간 호흡을 맞춘게 전부였지만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이후 홍익대 클럽에서 공연을 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