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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분노가 '시민의 발'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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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분노가 '시민의 발' 지켰다

입력
2005.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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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째 월급이 밀렸지만 오늘도 출근길에 나섭니다. 소신있게 행동하십시오.”(안승기), “시민의 안전은 뒷전이면서 또 파업을….”(이명우), “당신들보다 더 힘들게 살면서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십시오”(류종현).

8일 새벽 대구지하철공사 인터넷 홈페이지(www.daegusubway.co.kr)는 노조의 파업 소식에 격분한 시민들이 올린 글로 넘쳐 났다. 1995년 4월 상인역 폭발, 2003년 2월 중앙로역 방화참사 등 2건의 대형 지하철사고로 가족과 친척을 잃어버린 시민들은 지난해 88일간의 전면파업에 이어 올해도 파업이 강행될 조짐을 보이자 쌓였던 울분을 터뜨렸다.

더구나 10월18일 2호선 개통 후 30대 정신병자의 방화 기도와 전동차 센서 불량, 공기압력배관 고장, 수성구청역 히터펌프 과열 등 사건ㆍ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지하철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한계에 이른 것이다.

이날 새벽 2시40분께 파업 시작을 선언한 대구지하철 노조는 마침내 이 같은 여론에 밀려 운행 시작 30분 전인 오전5시께 “전면파업 방침을 철회한다”며 백기를 들었다.

노조의 이 같은 입장 변경은 지난해 70.2%에서 올해 54.8%로 떨어져버린 낮은 파업찬성률 때문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날 새벽 쟁의대책위원회와 조합원 비상총회에는 전체 노조원 1,400여명 중 500명 정도만 참가, 파업을 강행하려던 집행부의 의지를 꺾어버렸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2시까지 모두 업무에 복귀했으며 지하철은 7분 간격으로 운행됐다. 9일부터는 평소처럼 출퇴근시간 5분, 나머지 시간대는 7분 간격으로 달린다.

그러나 대구지하철 노사는 6월23일 1차교섭 후 6일까지 13차례 교섭을 진행했는데도 교섭안 152개항 중 118개항에 대해서만 잠정합의했을 뿐 시민중재위원회 운영과 단체협약 갱신 등 34개항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해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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