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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협 목요집회 12일로 596회ㆍ20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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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협 목요집회 12일로 596회ㆍ20년째

입력
2005.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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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양심수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20년이 아니라 100년이라도 집회는 계속합니다.”

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12일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회원들이 목요 집회를 열었다. 어느덧 596번째다. ‘양심수’ 자식을 둔 어머니들이 중심이 된 민가협 회원 20여명은 여느 때처럼 머리에 고난 속 희망을 상징하는 보랏빛 손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양심수 석방하라’고 적힌 플래카드 앞에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03년 구속돼 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강태운(74)씨, 양심적 병역거부로 7월 구속된 이승규(25)씨 등 10여명의 사진이 펼쳐졌다.

비전향 장기수로 43년간 복역하고 1995년 출소한 안학섭(74)씨도 참가해 어머니들과 같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96년 경원대 총학생회장으로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에 소속됐다는 이유로 구속된 위영석(31)씨의 어머니 조순덕(56)씨는 “아들이 구속된 이후로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며 “아직도 국보법 등으로 구속되는 자식 같은 젊은이들을 위해 죽는 날까지 집회에 나오겠다”고 말했다.

민가협은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민청학련)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구속자 가족협의회’가 모태다.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재일교포 간첩단 등 유신 독재시절 사건부터 85년 부산 미 문화원 방화 사건 등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구속된 학생, 어머니 등 가족이 모여 85년 12월 민가협으로 커졌다.

이들은 사상의 자유를 근본으로 하는 ‘인권’개념을 한국에 뿌리내리는 선구자 역할을 했다. 용어조차 생소했던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공론화시켜 93년 이인모씨의 북한 송환과 95년 세계 최장기수 김선명씨의 석방 등의 결실을 거뒀다.

고문 기술자 이근안 검거 운동, 간첩 혐의를 받은 함주명씨 재심 무죄 판결 등 민가협이 이뤄낸 성과는 상당하다. 사회안전법(89년), 전향제도(98년), 준법서약서(2003년), 공안문제연구소(2004년) 등을 폐지하는 데도 기여했고,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도 줄기차게 이어가고 있다.

7일 “인민혁명당(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 재판이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조작됐다”는 국가정보원 과거사위의 발표도 이들에게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임기란(76)씨는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판결 18시간 만에 사형시킨 것은 소름끼칠 일”이라며 “가족들이 겪었을 슬픔과 울분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민가협 회원들은 언제든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소연 민가협 총무는 “아직도 수감 생활을 하는 양심수 85명의 석방 운동과 함께 앞으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보안관찰 대상자, 동성애자 등 ‘인권 소수자’를 위한 활동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20주년을 맞아 10일 한양대에서 인권콘서트를 연다.

신기해 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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