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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채용 '2박 3일 합숙면접' 면접관 100명이 350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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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채용 '2박 3일 합숙면접' 면접관 100명이 350명 평가

입력
2005.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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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과제를 한꺼번에 하십시오. 개인별로는 시사문제에 대해 A4용지 2~3장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조별로는 1,000조각의 퍼즐 맞추기를 하십시오. 그리고 내일 발표할 조별 장기자랑도 준비해야 합니다.”

지난 1일 밤 10시. 우리은행 경기 안성연수원에서 합숙면접 첫날째를 맞이한 170여명의 응시생들에게 이런 과제가 떨어졌다. 이들 대부분은 ‘장기자랑 준비는 나중에 대충하고, 우선 개인보고서와 퍼즐맞추기부터 하자’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11시 30분. 각 과제별 배점이 발표됐다. “개인보고서 쓰기는 10점, 조별 퍼즐은 30점, 조별 장기자랑은 60점 입니다.” 면접장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우리은행 면접 관계자는 “조직과 개인의 이익이 상충할 때 어떤 이익을 우선하는지, 어떻게 전략적으로 풀어나가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며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오락가락 하는 팀, 즉각 전략 수정을 하는 팀이 나타났고 팀별 논의과정에서는 자신의 의견은 안 내고 무임승차하는 사람도 금새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11~12월초 실시한 신입행원 채용 ‘합숙면접’ 방식이 인터넷 등을 통해 취업응시생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달 29일부터 2차합격자 35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2박3일간 프리젠이션, 조별 토론, 인맥확인게임, 금융상품 이해도 확인 등의 과정으로 합숙면접을 진행했다. 이 때 면접관 100명이 투입돼 기상에서 취침에 이를 때까지 모든 응시생들이 행동을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합숙일정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복장, 인사법, 발성요령 등 면접요령을 알려주는 전문가 강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혹시 낙방하더라도 다른 회사 면접을 잘 보라고 우리은행측이 특별히 배려한 강좌다.

때문에 우리은행 응시생들은 인터넷 다음 취업카페에서 ‘최고의 면접’이라며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한 응시생은 “다른 곳에서는 달랑 몇분 면접을 하면서 어떻게 나의 인성과 자질을 알아보느냐 의심을 가졌는데, 우리은행은 정말 인재 뽑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이번 경험으로 모든 면접에 자신이 생겼다”,“시험에 떨어져도 값진 경험이었고, 우리은행에 애착마저 생겼다”,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평가들이 뒤따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문답식의 면접은 말 잘하고, 논리 정연하고 외모 좋은 사람에게 점수를 주게 될 뿐”이라며 “그러나 이는 은행이 진짜 필요로 하는 영업현장에서 뛸 인재를 판단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원자가 자신의 능력을 모두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었다”며 “또한 모든 면접자가 우리은행의 잠재 고객이라는 점을 고려해 면접프로그램을 짠 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응시생들은 합숙면접에 이어 임원면접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200명 정도가 선발될 예정이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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