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0.25%포인트 인상 배경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금융통화위원회의 자신감이 깔려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분명히 했다. 경제성장률이 내년 5%에 이어 2007년 4.8%가 돼 잠재성장률(4%대 후반) 이상의 성장이 몇 년간 이어질 거라는 얘기이다.
박 총재는 체감경기 개선도 자신했는데, 내년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4.5%에 달해, 성장률과의 격차가 0.5%포인트로 줄 거라는 것.
성장률과 GNI 증가율간 격차는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를 보여주는 통계로 올 3분기 4.4%포인트에 달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유가 등 수입물가 상승폭도 줄면서, 열심히 수출하고도 손해 보는 일이 적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콜금리 인상은 부동산 등 물가불안 해소를 타깃으로 한 측면도 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 하반기에 3.4%, 근원물가상승률이 3.3%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대(3.5%)를 감안하면 위험수위이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부 부동산 가격도 지난달부터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 때문에 미리미리 돈줄을 조여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 콜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잘했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경기회복세가 튼튼하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와 시중의 지나친 과잉 유동성을 고려할 때 콜금리 인상을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년 1월 이후 금통위의 금리인상 강도는 어느 정도 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출을 받은 사람이나 채권 투자자들은 과도하게 겁 먹을 필요가 없지만,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다. 박 총재는 “현재 콜금리가 중립적 수준보다는 아직 낮지만, 그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며 “(이번 금리 인상으로) 금리를 조속히 올려야 할 필요성은 줄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 12월이냐, 내년 1월이냐를 놓고 금통위원들간에 논의가 있었다”는 박 총재 발언을 보면 최소한 내년 1월중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우증권은 내년 5월까지 시장금리 안정세가 유지될 거라며 내년 상반기중 지표금리가 연 4.70%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중립적인 콜금리 수준이 대략 4.0~4.5%인 점을 감안할 때, 콜금리가 내년에 2~3차례 추가 상향조정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박 총재의 발언은 공격적 금리인상을 않겠다는 것이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0.18%포인트 하락한 5.07%로 마감했지만, CD금리는 0.07% 상승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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