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림건설 심영섭(49) 대표가 모교인 전북대에 100년 동안 매년 1억원씩을 기증키로 했다.
1982년 이 대학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심 대표는 7일 두재균 총장에게 인재 양성과 대학 발전 기금으로 2104년까지 100억원을 기증한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제출하고 올해분 1억원을 기탁했다.
또 이날 연면적 900평 규모의 이 대학 사회관을 12억원을 들여 증축해 기증했다. 전북대는 이 건물을 ‘우림 인재등용관’으로 명명하고 심 대표에게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심 대표는 “많은 기금을 한꺼번에 기탁하는 것보다 상생하면서 영속할 수 있는 100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매년 1억원씩 기부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업 철학인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기 위해 1억원 기증은 우리 회사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평범한 농민의 7남매 중 장남으로서 태어난 그는 동생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졸업 후 돈을 벌기로 결심했다. 대학생 때 건설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을 살려 83년 고향인 전북 익산에서 이도건설을 설립, 10년 동안 집 장사를 했다. 93년 회사 이름을 우림건설로 바꿔 수도권에 진출한 뒤 아파트 사업으로 올해 매출 1조5,000여억원을 기록하면서 도급순위 36위의 우량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외환 위기 때가 가장 어려웠지만 집에 돈을 가져가지 못할 망정 직원들 월급은 단 하루도 늦게 지급한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매달 10권의 책을 읽고 가장 좋은 책을 골라 5,000여권을 직원들과 군부대 등에 보낸다. 학창 시절 독서클럽 회장을 맡았던 그는 20여 년 전부터 만나는 사람들에게 한두 권씩 책을 선물하기 시작했는데 대량으로 선물한 것도 10년이 넘었다. 우림건설은 매달 전체 직원 독후감 발표회, 독서 토론회, 시 낭송회를 열며 주간, 월간 회의 때도 시 낭송을 빼놓지 않는다.
그는 “직원이 800여명에 사업장이 전국에 흩어져 있어 의사소통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리더의 생각이 전달돼야 회사의 비전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고 거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을 밝고 깊게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줄 수 있는 것이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남극 횡단 중 조난을 당한 탐험대를 불굴의 의지와 도전 정신으로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모두 무사히 귀환시킨 어니스트 섀클턴의 이야기를 다룬 ‘인듀어런스(Endurance)’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중국 견문록’ 등 한비야씨의 책은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주기 때문에 좋아한다.
지난 9월 미국 카네기연구소로부터 ‘카네기 리더십상’을 받은 그의 꿈은 우림건설을 세계적인 건설회사로 키우고 독서와 시가 넘쳐 나는 캠퍼스 같은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전주=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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