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보통신분야의 최대 관심은 통신과 방송의 융합서비스에 집중되고 있다. 이미 이달초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출발을 했고, 이달 하순 인터넷TV(IPTV)가 시범서비스될 예정이다.
IPTV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TV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 따라서 TV가 없어도 인터넷에 접속만하면 방송을 볼 수 있어 통신과 방송의 대표적인 융합서비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KT에서 시범 서비스 예정인 IPTV는 정작 실시간 TV방송을 할 수 없게 돼 TV라는 명칭이 무색해져 버렸다. 이는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간의 밥그릇 싸움에 밀려 관련 법 정비를 위한 의견조율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는 IPTV도 방송인 만큼 방송법에 포함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통부는 인터넷망을 이용하니까 전기통신사업법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 같은 틈바구니에서 KT는 실시간 방송을 제외하고 비디오 테이프처럼 지나간 방송 내용을 보여주는 주문형 비디오(VOD) 동영상 서비스만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방송사 홈페이지 등에서 지나간 방송프로그램을 VOD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IPTV가 실시간 방송대신 VOD 서비스를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IPTV의 관할권을 차지하려는 양 기관의 샅바싸움이 IPTV를 반쪽자리로 만든 셈이다.
IPTV 방송을 시청하려는 국민들은 두 기관의 밥그릇싸움에 관심이 없다. 정통부와 방송위는 관할권을 다투는 기관의 입장이 아닌 이용자의 입장에서 IPTV가 국민 생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를 중시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잇따라 등장할 통신ㆍ방송 융합서비스가 더 이상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최연진 산업부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