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11월 이후 처음 급락세를 보이자 향후 전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필요한 조정’으로 해석하면서 상승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각종 과열 신호가 감지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7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8.52포인트(2.48%) 떨어지면서 73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11월 이후 사실상의 첫 조정인 셈이다. 실제 코스닥지수는 10월30일 이후 단 하루만 빼고는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이어왔다. 유일한 하락일인 지난달 29일에도 하락폭은 7.42포인트에 그쳤다.
욱일승천의 기세로 오르기만 하던 지수가 갑자기 급락한 탓인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본격적인 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상승 추세 훼손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열심히 설득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시장의 초강세 배경에는 미국 나스닥의 상승 반전과 기술주의 강세 전환이 작용하고 있다”며 “나스닥 중심의 강세장 전개는 당분간 코스닥시장에도 우호적인 분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코스닥이 단기간 폭등한데 대한 경계심이 있기는 하지만 과거와 달리 펀더멘털 측면에서 ‘버블’을 언급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내년 이익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에 머물 전망인데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적정한 상태이고 ▦상한가 종목수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으며 ▦바이오 테마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 전체는 안정적이라는 점 등을 긍정적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한화증권 이영곤 책임연구원도 “단기 급상승에 대한 피로감에다 플래닛82의 급락이 겹치면서 본격적인 조정이 발생한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가 무너지진 않을 것이며 710선 정도에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코스닥 거래규모가 사상 최대에 달하고 상한가 종목수가 급증하는 등 과열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코스닥시장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성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의 12%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내년 코스닥 예상이익은 유가증권시장의 5.8%에 불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코스닥 종목들의 실적 전망치가 높게 형성돼 있는데, 실제 실적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고위험 고수익’ 투자상품인 주식워런트시장(ELW)이 개장되면서 성향이 비슷한 코스닥 종목에 대한 수요가 다소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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