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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黃교수 입원 - 체중 10kg 줄고 수면제 없이 잠 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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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黃교수 입원 - 체중 10kg 줄고 수면제 없이 잠 못자

입력
2005.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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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7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잠적한 지 13일 만이다. 황 교수는 심신의 피로에 지쳐 병실에 누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몸무게도 10㎏ 정도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는 6일에는 경기도 한 병원에서 수면제를 먹어야 할 만큼 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 주치의이자 연구팀 핵심멤버인 서울대 의대 안규리 교수와 수의대 이병천 교수는 입원을 꺼리던 황 교수를 설득해 7일 새벽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서울대병원측은 본관 122병동 11호 특실을 준비해 두었다가 외부 노출을 막기 위해 급히 병원 내 1인용 일반 병실로 바꾸었다. 다만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신문사 사진기자와 방송국 카메라기자 각 1명만 들여 보내 사진 촬영을 허용했다. 병실에는 가족도 없이 황 교수 혼자 링거 주사를 맞으면서 진료를 받고 있으며 병실 밖에는 경호원들이 출입을 막고 있다.

포털 다음의‘아이러브 황우석’ 등 황 교수 관련 카페에는 황 교수 입원 소식이 알려지자 수백 건의 격려글이 꼬리를 물었다. 한 회원은 “박사님은 홀몸이 아닙니다. 장애인들, 환자들, 나아가 온 국민의 몸입니다. 하루빨리 쾌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다른 회원은 “연구밖에 모르는 순수한 과학자를 이렇게 매도하다니…. 어서 일어나세요. 교수님 자리는 그곳이 아니에요”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들은 이날 저녁부터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황 교수의 조속한 퇴원을 기원하는 촛불 기도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본관 앞에 설치된 구세군 냄비에 황 교수의 병문안 꽃값 대신 성금을 내고 황 교수의 쾌유를 빌었다. 회원들은 황 교수가 퇴원할 때까지 기도회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MBC PD수첩에 대한 네티즌의 항의도 더 격렬해졌다. PD수첩 시청자 게시판은 “교수님을 이 지경까지 오게 한 MBC 경영진은 총사퇴하라”는 등의 글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지나친 황 교수 열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이 정도면 패닉 상태다. 맹목적 시각을 버리고 냉철히 이성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충남도는 황 교수를 위로하고 연구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 홍성군 구항면의 440평 규모 무균돼지 실험농장을 ‘황우석 기념공원’ 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홍성 농장은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태동지로서 의미가 있는 장소로 기념공원 조성은 이 지역 출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황 교수를 성원하는 도민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유상호기자 shy@hk.co.kr

■ 연구팀 표정

황우석 교수의 건강 악화와 입원 소식이 전해진 7일 서울대 수의대 연구팀은 연구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하면서 황 교수가 하루 빨리 복귀하기를 기대했다.

황 교수의 한 제자는 “그동안 불안해서 연구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며 “황 교수가 이번 주에 당연히 돌아오는 줄 알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건강 상태가 심각한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다른 연구원은 “이제 병원 치료를 받게 된 만큼 연구팀의 방향타인 황 교수의 역할이 곧 재개될 것으로 믿는다”며 연구실로 향했다.

황 교수의 입원치료가 최소한 1주일 정도 예상되면서 연구에 차질이 생길 것인가가 관심사항이다. 평소 황 교수는 매일 아침 6시에 실험실에 나와 직접 줄기세포의 상태를 점검하고 그날그날의 연구원들의 실험 방향을 결정했다. 황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는 김종훈 고려대 의대 교수는 “줄기세포는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에 세심하게 배양 조건을 잡아줘야 제대로 실험할 수 있는데 전반적인 연구를 총괄하는 황 교수가 없어 연구실 시계가 적어도 6개월은 뒤로 늦춰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교수팀이 조만간 새로운 연구성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줄기세포 연구자체가 심각한 타격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판동 서울대 수의대 부학장은 “연구팀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고 7일 수의대 교수회의에서도 별도의 대책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칩거하는 동안에도 연구팀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연구 진행상황을 점검해 왔다.

현재 황 교수팀은 동물 줄기세포 분화를 통한 난치병 치료 관련 연구와 자연교배한 개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추출, 배양하는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연구가 현재 논란에 휩싸인 배아줄기세포의 과학적 진실을 입증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는 이미 실험단계를 지나 검증단계에 들어간 상태로 황 교수가 복귀하는 대로 마무리 작업을 거쳐 국제 학술지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 검찰이 재검증 하나

검찰이 7일 MBC PD수첩 고발사건에 대한 법률검토에 착수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황우석 교수팀이 하지 않기로 한 줄기세포 재검증을 검찰이 하게 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바른역사 추진 협의회’ 대표 박의정(77)씨는 6일 MBC 최문순 사장과 PD수첩 최승호 책임PD, 한학수 PD를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본격수사 착수 여부 검토와 수사 지휘를 대검 형사부에 맡겼고, 일단 사건을 의료 분야 전문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 배당했다.

재검증과 관련해 관심을 끄는 것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수사다. 언론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할 때 보도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거나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위법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PD수첩 팀의 유무죄를 가리려면 이들이 보도의 소재로 삼았던 줄기세포가 진짜인지 여부가 진실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되는 셈이고, 이 경우 검찰은 유무죄 판단을 위해 재검증을 할 수도 있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처벌 여부가 결정되는 ‘반의사 불벌죄’여서 기본적으로 황 교수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검찰은 사안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진상조사 차원에서라도 최대한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심도 있는 과학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황 교수측에서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수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고발 내용을 먼저 파악한 뒤 법리 검토를 거쳐 본격 수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 네이처 “재검증을”

황우석 교수의 난자 출처에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는 6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황 교수 연구에 대한 검증을 촉구했다.

네이처는 ‘TV 검증이 복제연구가의 줄기세포 성공에 의문을 불러일으키다’라는 제목으로 최근 국내에서 벌어진 진위 공방을 자세히 다뤘다. 네이처는 “황 교수가 학문적 청렴성은 강조하고 있으나 독자적인 테스트를 거쳐야 자신의 학문적 성과에 대한 혐의를 벗을 수 있는데 아직 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고 보도했다. 이 저널은 “논문으로는 데이터가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는 일본 교토대 노리오 나카쓰지 박사의 말을 인용했다.

또 세계 최초의 체세포 복제양 돌리의 연구팀 일원이었던 앨런 콜먼 ES셀 인터내셔널 대표의 경우를 소개했다. 그는 “돌리를 복제한 뒤 주변의 과학자들로부터 부당하면서도 협잡에 가득찬 온갖 주장에 시달렸지만, 독자적인 DNA 분석을 통해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고 말했다. 돌리 복제가 다른 연구팀에 의해 쉽게 재현되지 않자 당시 과학계 일각에서는 사기가 아니냐는 의심이 일었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이호왕 전 대한민국학술원 회장이 1976년 유행성출혈열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보고한 후 과학계에서 이에 대한 의심이 잇따랐다. 그는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시료를 제공하고 검증을 함으로써 의문을 해소했다. 2002년 초음파에서 핵융합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는 한 물리학자의 논문에 대해서도 과학자들의 의문이 잇따르자 BBC 방송이 나서 전문가들로 검증단을 구성하고 실험을 재연했으며 전 과정을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적이 있다.

한편 대전의 ‘시민참여연구센터’는 6일 성명을 통해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의 유일한 해결책은 과학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재검증을 주장했다. 이 모임은 대전 지역의 젊은 연구자들이 주축인데 과학자 단체가 공식적으로 재검증을 촉구한 건 처음이다. 과학기술한림원 정근모 원장도 6일 저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황 교수 연구에 대한 검증 요구가 들어오면 한림원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러한 주장을 ‘지루하고 무의미한 공방’으로 치부하는 정서다. 한 과학자는 “진작 재검증을 했다면 이 모든 혼란을 불식시킬 수 있었을 테지만 이미 검증과정 자체에 대한 불신이 너무 깊어진 상황이어서 재검증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회의를 표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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