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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나눔경영/ 은행업계, "이웃 먼저 생각해야죠"

입력
2005.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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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은 계산적이다? 주위를 돌보는 데 소홀하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이런 잘못된 고정관념을 불식시키려는 듯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 다퉈 복지재단을 설립하는가 하면, 순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는 노력도 배가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런 움직임은 경영실적이 호전돼 외부로 눈을 돌릴 만한 여력이 생긴 탓도 있지만, 사회에 대한 기여 없이는 은행의 지속적인 성장도 불가능하다는 인식 변화도 자리하고 있다.

복지재단 설립 봇물

신한금융지주는 이달 중에 5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법인을 설립, 장학사업 등 공익사업을 전담키로 했다. 외환은행도 사회공헌활동을 전담할 비영리 재단법인인 ‘외환나눔재단’을 이달 중순 출범시킬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우선 50억원을 출연하고, 앞으로 매년 벌어들인 순이익 가운데 일정 비율을 정기 지원할 방침이다. 노숙자 대상 무료급식과 군부대 물품지원 및 위로방문, 각종 성금모금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1일 출범한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 내 사회공헌조직인 ‘하나사랑봉사단’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킬 방침이다. 국민은행도 은행권 최대 규모의 공익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고, 기업은행 역시 내년 초 사회공헌재단 설립을 준비 중이다. 순익의 1%는 사회공헌

많은 은행들이 순이익의 1%를 아예 사회공헌용으로 내놓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최근 “대한민국 토종은행으로서 앞으로 목표순이익의 1%를 사회공헌에 효율적으로 집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권석 기업은행장도 “영업뿐만 아니라 사회봉사활동도 잘하는 은행을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사회공헌사업의 규모를 순이익의 1% 수준까지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매년 당기순이익의 1%를 사회공헌사업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해 당기순이익을 2조5,000억원 이상 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은행의 사회공헌사업 투자규모는 25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원과 고객들도 동참

은행원들이 직접 사회봉사에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강화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노사 공동으로 매달 5,000만원을 급여에서 공제하고 있고, 2003년 4월부터 고객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계좌당 1,000원씩 모으기 시작한 ‘우리사랑기금’에는 10월말 현재 5억8,000만원이 쌓였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직원 모금액과 같은 액수만큼 은행도 출연해 봉사기금을 마련하고 있고, 신한은행도 올들어 480여 차례에 걸쳐 연인원 7,000여명의 임직원이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연말을 맞아 전국 500여개 영업점을 활용해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돕기 행사를 펼치고 있고, 직원 2,240명이 ‘기은사랑 나눔기금’에 참여해 1억5,000만원을 모으기도 했다.

은행권은 예ㆍ적금 상품 등을 통해 고객들의 사회공헌활동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공동 판매하는 ‘사랑의 약속 예금’에 가입하면 연 3.0%의 금리에다 ▦헌혈과 장기기증 때 0.65%포인트 ▦혈소판 헌혈이나 출산 입양 때 0.75%포인트 ▦국가 유공자 0.85%포인트씩의 보너스 금리를 얹어 받을 수 있다.

제일은행 ‘사랑의 열매통장’은 은행이 예금액의 연 0.1%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상품이다. 고객은 보너스 금리 0.1%를 추가로 받게 된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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