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집 없는 강아지 세 마리가 함께 다닌다. 처음엔 누런 강아지 한 마리였는데 어느 가을에 보니 검은 강아지와 흰 강아지가 합류했다. 누군가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다시 찾아오지 못하도록 멀리 이곳에 와 버리고 간 듯하다.
서로 버려진 강아지라는 걸 잘 아는지 결속감도 대단하다. 언제나 함께 다닌다. 음식점 뒷골목에 진을 치고 있다가 어떤 때는 세 마리가 함께 6차선 대로를 건너 이웃동네에 다녀오기도 한다.
그들이 길을 건너는 모습을 몇 차례 지켜보았다. 누런 강아지가 리더인데 아무 곳이나 막 건너지 않는다. 꼭 횡단보도를 이용한다. 빨간불일 때 사람들이 서 있으면 자기들도 서 있다가 사람들이 길을 건너면 그때 함께 건넌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튀어나가는 아이들보다 그 부분은 더 마음 놓이게 했다.
버린 사람도 사정이 있었겠지만, 한때는 다들 집안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한 강아지들이었을 것이다. 서리가 하얗게 내린 날 잔디 위에 서로 몸을 의지하며 자고 일어나는 모습을 보았는데, 이 추운 겨울은 또 어떻게 보낼지. 며칠 전에 보니 그 중의 한 마리는 다리까지 절룩거리던데 그 모습이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소설가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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