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파는 것 보다 이웃사랑이 먼저다.”
기아자동차 허영봉(38) 과장은 지난해 203대의 차를 팔아 판매왕에 오르면서 상으로 카니발 한 대를 받았다. 한해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주어진 판매왕 타이틀과 부상이었다. 하지만 허 과장은 2,000만원이나 하는 카니발 승합차를 선뜻 경산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정신장애우복지시설인 ‘사랑밭 재활원’에 기증했다.
재활원에 운영 차량이 없어 장애우들이 외출할 때마다 불편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상으로 받은 차를 이곳에 쾌척한 것이다. 허 과장의 선행은 사내외에 잔잔한 감동을 줬다.
허 과장은 “운동선수들이 상금으로 받은 돈을 불우이웃돕기에 쓰는 모습을 보고 나도 1등을 하면 꼭 기부하겠다고 아들과 약속한 것을 지킨 것일 뿐”이라고 오히려 겸연쩍어 했다.
그는 이에 앞서 2001년 누적 판매대수 1,000대가 넘어 판매명인으로 선정됐을 때도 회사로부터 받은 포상금 500만원을 전액 기부한 적이 있다. 허 과장은 “기부금은 제게 차를 구입한 고객들의 것이고, 단지 저는 전달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허 과장의 예는 사회공헌활동에 힘을 쏟고 있는 기아차의 사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먼저 기아차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복지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신입사원 연수과정에 1박2일의 봉사활동을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학교를 다니는 기아차 직원 자녀들은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동안 음성꽃동네에서 봉사활동 및 장애체험 등을 통해서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해 배워야 한다. 소하리공장의 초롱회, 화성공장의 다사랑회, 광주공장의 샛별회와 한마음회 등 각 공장마다 동아리 차원의 봉사활동 모임도 적지 않다. 헌혈도 많이 한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아차는 혈액사업 분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헌혈은 현대ㆍ기아차그룹 차원의 사업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중 헌혈 실적 1위(총9,106명)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는 결식아동과 독거노인에 대한 ‘사랑의 도식락 나누기 캠페인’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광주공장의 경우 1990년부터 1사1산 가꾸기 캠페인에 참여, 무등산 원효사 지구를 가꾼 데 이어 1994년부터는 1사 1하천 가꾸기 캠페인에도 나서 광주천 광암교~유촌교 구역을 책임지고 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전 직원 급여 중 1,000원 미만 단위의 우수리 돈을 모아 사회복지단체, 양로원, 고아원 등에 기증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사회공헌 사업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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