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월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송파구 방이동 습지(1만7,820평)가 최근 마무리된 변화관찰용역 결과 천연기념물 4종과 서울시보호종 5종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로 자리잡은 것으로 밝혀졌다.
시는 이곳을 내년까지 생태학습장으로 새롭게 꾸미고 생물다양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변 농경지 등을 장기적으로 공원 및 녹지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방이동 생태계보전지역은 1960년대말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을 건설하면서 올림픽경기장 부지(도시계획상 운동장)로 대체지정된 토지의 일부로 올림픽공원과 선수촌아파트 건설시 제외된 유보지(14만852평)의 한가운데 위치한 서울에서 보기 힘든 도심 습지다.
현재 성내천과 감이천이 합류하며, 70년대 벽돌 제조를 위한 토사채취 결과 웅덩이가 만들어져 지하수가 유입돼 습지로 형성됐다.
시가 서울시립대에 용역을 줘 지난 3년간 생태변화 관찰을 한 결과 이 일대에는 원앙, 개구리매, 알락개구리매,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과 서울시보호종인 물총새, 오색딱다구리, 제비, 박새, 꾀꼬리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관찰 결과 담수와 육상생태계가 공존하는 특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 내에 식물 96종, 조류 66종, 양서류 5종, 어류 5종, 곤충류 120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서울에선 거의 발견된 적이 없는 토종 논우렁이가 대량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 환경으로 인해 단절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고, 하수 유입 등 오염원에 노출돼 생물서식 공간이 위협 받고 있어 관리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는 이에 지속적 모니터링과 함께 오염원 예방을 위한 현장 관리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는 우선 내년말까지 7억여원을 투입해 습지 일대의 물 순환 및 유량확보 체계를 개선하고 목재펜스 설치, 생활하수 차단 등 관리ㆍ복원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또 보상 완료한 기존 농가주택을 내년 6월까지 생태학습관으로 꾸미고 수변관찰 데크, 조류 관찰대, 안내해설판 등을 설치하는 한편 자원봉사자를 활용한 모니터링 및 농사체험, 논우렁이 증식 등 제한적인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습지 내에 있는 기존 양어장 콘크리트 구조물을 수생식물원으로 개선해 활용하고 화장실로 쓰이던 건물 등을 굴뚝새 등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생태건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오래 전에 양어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라 퇴적 쓰레기들이 많아 생태 복원에 장애가 되는 것으로 파악돼 물순환로 개선 등 공사와 함께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밤섬, 둔촌동 습지, 탄천, 방이동 습지, 암사동 습지, 진관내동 습지, 고덕동 습지, 청계산 원터골 낙엽활엽수군집, 헌인릉 오리나무 군락지 등 9개소를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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