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과 측근 7명에 대한 3차 재판이 5일 바그다드 특별법정에서 재개됐다.
이날 재판은 외국인 변호인들의 발언 신청이 거부되면서 변호인단이 집단 퇴정하자 재판부가 “변호인들의 발언을 허용한다”고 번복해 변호인단이 복귀하는 등 처음부터 파행 속에 진행됐다.
후세인은 이날 오전 11시께 리즈가르 모함메드 아민 주심 판사의 호명에 따라 피고인 8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양복 차림에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들고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부와 변호인단이 발언권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동안 후세인은 “재판부가 임명하는 변호인은 거부하겠다”고 밝힌 뒤 “이라크 만세, 아랍국가 만세”를 외쳤다.
그는 법에 따라 재판을 진행한다는 리즈가르 모함메드 아민 주심 판사의 설명에 “이 법은 미국이 만든 법이고, 이라크의 주권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되받아 치는 등 여전히 재판부에 도전적인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에 법률고문으로 참여한 램시 클라크 전 미 법무장관과 나지브 알 누아이미 전 카타르 법무장관의 발언신청을 거부했다가 변호인단이 퇴정하는 방법으로 항의하자 1시간 30여분 만에 발언을 허용했다.
클라크는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이라크의 분열이 야기될 것”이라며 변호인단과 가족들에 대한 철저한 신변보장을 촉구했다. 알 누아이미는 특별법정이 미국의 점령 하에서 설립된 점을 부각시키며 재판의 위법성을 집중 거론했다.
이날 재판에는 후세인 등에 대한 기소 혐의인 1982년 두자일 마을 학살사건의 증인들이 처음으로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
첫번째 공개증언에 나선 아흐메드 하산 모함메드 알 두자일리는 “후세인 암살기도 사건이 있은 후 보안기관 요원들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두자일 주민들을 바그다드의 정보기관 본부로 끌고 가 고문했다”고 주장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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