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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후폭풍' 최문순 사장, 그만 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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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후폭풍' 최문순 사장, 그만 두나?

입력
2005.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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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PD수첩 취재윤리 위반의 후폭풍에 휘말려 패닉 상태에 빠졌다.

사내 일각에서는 최문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강도 높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간부는 4일 사과문을 통해 약속한 재발방지 대책 등을 묻는 기자에게 “사장부터 국장까지 줄줄이 날아갈 판인데 당장 무슨 대책을 내놓겠냐. 그런 말은 꺼낼 분위기도 아니다” 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상희ㆍ이하 방문진)가 5일 오후 4시 30분 최 사장과 최진용 시사교양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간담회를 열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명목은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 등에 대해 최 사장이 경위를 보고하는 자리였지만, 회의장 밖으로 간간이 고성이 흘러나오면서 최 사장의 진퇴 문제가 논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규정상 방문진이 사장에게 책임을 묻는 방법은 주주총회를 열어 해임하는 것밖에 없다.

그러나 회의는 최 사장을 강하게 질타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들은 “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섣부른 보도로 국민적 지탄을 받는 데 대한 질타와 여론에 밀려 진실보도의 기회를 포기한 것에 대한 비판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했다” 고 전했다.

한 이사는 “이번 사태에 대한 문책은 하지 않고 좀더 지켜보기로 했으나 최 사장의 경영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 만큼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언제든 문책론이 다시 나올 수 있다” 고 말했다. 방문진의 이달 정기이사회는 15일에 열린다.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고 거듭 사과했을 뿐, 자신의 거취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최 사장 취임 이후 9개월여 동안 각종 사건ㆍ사고가 줄을 잇고 프로그램 경쟁력이 급락한데다, 보도국 간부의 브로커 연루 사건 등 언론사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윤리 문제까지 잇따라 터져 ‘대국민 사과’ 정도로 넘길 상황은 아니다.

더욱이 일부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최 사장 퇴진 운동’ 을 벌이고 있다.

최 사장 문책론은 단순히 도의적 책임을 묻는 선이 아니다. 그가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 사실을 4일 YTN 보도에 앞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MBC 관계자는 “최소한 하루, 이틀 전 PD수첩의 인터뷰 녹화테이프를 검토한 보도국을 통해 이 사실이 경영진에 보고됐다” 고 말했다.

설사 몰랐다 하더라도 지난달 27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운 글에서 ‘협박’ 사실을 거론했는데도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것 역시 문제다.

MBC 내부에서는 PD수첩 폐지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진용 국장은 “6일 PD수첩 대신 자연다큐멘터리를 방송하기로 했으나 다음 주부터는 정상적으로 방송한다” 고 말했다.

하지만 PD수첩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방송을 계속할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편 PD수첩팀이 소속된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이날 긴급회의를 연 뒤 사과성명을 냈다. 이들은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리며 깊이 자성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PD수첩의 진실 추구 노력은 계속돼야 하며 그동안 취재한 정보들이 알려지지 않은 채 사장되는 것은 언론의 사명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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