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농민이 100가지가 넘는 신품종 식물을 개발했다.
주인공은 전북 완주군 고산면 조한직(45)씨.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조씨의 집 주변 2,000여 평의 밭과 비닐하우스는 가시 없는 찔레, 민음나무, 황금억새, 가시 없는 복분자 등 식물도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400여 종의 식물로 가득채워져 있다.
이들 식물은 조씨가 전국의 산야를 누비며 직접 채집한 변이품종을 교배ㆍ육성하고 있는 것들로, 100여 종은 이미 상품성이 입증돼 특허와 신품종 등록 절차를 밟고있다.
특히 가시 없는 찔레는 찔레나무의 가시를 없애 관상용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으며 황금억새는 억새꽃이 황금빛을 띠어 조경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년부터 농가에 보급할 예정인 가시 없는 복분자도 가시가 없어 재배와 수확이 아주 쉬워졌을 뿐만 아니라 맛과 향까지 뛰어나 농가 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씨가 신품종 개발에 뛰어든 것은 25년 전인 1980년 무렵. 조경회사에서 일하다 신품종 개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회사를 그만 둔 뒤 운장산과 대둔산, 지리산, 고산천 등 전국의 주요 식물 군락지를 찾아나섰다.
밤이면 식물도감을 뒤지며 이론 공부를 했다. 조씨와 함께 신품종 개발을 하고 있는 전북대 생물과학부 김무열 교수는 “신품종 개발의 기초가 되는 변이식물을 찾아내고 재배ㆍ육성하는 기술은 따라갈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식물 시장이 개방되면 로열티 수익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조씨는 5일 “세계적으로 뛰어난 식물 품종이 많은데도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시작했다”면서 “우리나라 식물 품종을 지키고 육성하기 위해 신품종 개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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