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5.0%로 전망했다. 이 경우 2002년 이후의 저 성장을 마감하고 4년 만에 잠재성장률(4%대 후반) 수준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아직 소극적이고, 물가상승 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6일 ‘2006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이 상반기 5.5%, 하반기 4.6% 등 연간 5.0%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3.9%)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소비 회복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할 수출과 함께 경기를 쌍끌이로 견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3년 여 동안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간 양극화로 성장률도 낮았을 뿐더러 체감경기는 이보다 더 열악했다.
한은은 가계의 소득과 고용이 개선되고, 부채 조정이 진전되면서 내년 민간소비는 연간 4.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8ㆍ31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 하락이 그리 크지 않고 세부담 증가도 내년 말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에 따라 내수의 성장률 기여도가 올해 2.5%포인트에서 내년 3.8%포인트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도 세계경제의 양호한 상승세 등으로 내년 10.8%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가 배럴당 51달러에서 내년 55달러로 오르겠지만 상승률이 올해보다 덜하고, 정보기술(IT) 경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재천 조사국장은 “교역조건이 올해보다 개선되면서 그 동안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간 괴리를 낳았던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실질 국민소득(GNI)의 격차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그러나 기업의 투자가 과거보다 신중해지고 있어 설비투자 증가율은 내년 5.4% 정도로 회복의 속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8.5%) 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이와 함께 내년 물가는 올해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는데, 내수회복와 일부 공공요금 상승 등에 따라 소비자물가는 올해 2.7%에서 내년 상반기 2.6%, 하반기 3.3% 등으로 연간 3.0%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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