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이 다른 주보다 어려워 전직 스탠퍼드 법대 학장마저도 낙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저널 아시아판은 6일 밝혔다.
7월 치러진 시험의 최대 희생양은 캐슬린 설리번(50ㆍ여) 전 스탠퍼드 법대 학장이 꼽히고 있다. 대법원에서 헌법 문제에 대해 변론할 정도로 법조계에서는 유명한 헌법학자로 통하는 그녀이지만 캘리포니아에서 변호사 시험에 응시했다가 체면을 구겼다. 설리반은 지난해 대선 때 민주당이 집권하면 연방 대법관은 사실상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뉴욕과 매사추세츠주 변호사 면허증을 갖고 있는 설리번은 지난해 학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법률회사에서 항소심 전문가로 일했다. 법률회사측은 “과중한 업무로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며 “설리번은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유명인사는 설리번 뿐이 아니다. 캘리포니아 전 주지사인 제리 브라운은 합격하기 전 한번의 낙방을 경험해야 했고 또 다른 주지사인 피트 윌슨은 네 번 도전 끝에야 간신히 시험을 통과했다. 로스앤젤레스 시장인 안토니오 빌라라이고사는 무려 네 번이나 도전했지만 아직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캘리포니아주의 변호사 시험은 합격하기가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다른 주에 비해 시험 기간도 3일로 가장 길고 과락 점수도 델라웨어주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난해 합격률은 전국 평균보다 20%포인트 낮은 전국 최저인 44%에 불과했다.
비판론자들은 다른 주 변호사의 진입을 막기 위해 캘리포니아주가 시험을 비정상적으로 어렵게 만든다며 말하고 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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