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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송 국군포로 한만택씨 '애끊는 육성·편지' 공개/ "보위부 끌려가 맞아…남한 가족 만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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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송 국군포로 한만택씨 '애끊는 육성·편지' 공개/ "보위부 끌려가 맞아…남한 가족 만나고싶다"

입력
200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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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위부에 끌려간 뒤) 맞아서 많이 힘들다. 나는 그나마 괜찮지만 몸이 아프시다는 형수가 걱정이다.”

납북자가족모임과 피랍탈북인권연대는 5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납북자가족모임 사무실에서 국군포로 한만택(72)씨의 전화통화 육성녹음과 중국을 거쳐 도착한 한씨의 사진 및 한씨 딸의 편지를 공개했다.

한국전쟁 당시 포로로 잡혀 북한으로 끌려간 뒤 5남매를 낳고 살았던 한씨는 지난해 12월28일 고향이 그리워 탈북했지만 곧바로 중국 공안에 체포, 강제 북송됐다. 그는 현재 편안남도 북창정치범수용소에 감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에는 한씨의 누나 여동생 형수 등이 생존해 있다.

한씨는 수용소 이송 전인 3월께 북한 무산 집에 잠시 머무르는 동안 남측 가족과 나눈 전화통화에서 가늘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곳 사정이 안 좋아 전화하기가 어렵다. 중국에서 사람을 잘못 만나는 바람에 (중국 공안에) 잡혀 고생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또 ‘꼭 모셔 오겠다’는 남쪽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뒤 “하지만 여기(북한)에 있는 우리 자식들이 많이 걱정된다”며 이념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경을 토로했다. 또 한씨의 측근은 전화로 “한씨가 중국에서 1월6일 정도까지 머물렀다”고 말해 중국 측이 정부에 통보한 북송시점(2004년 12월 30일)과는 차이를 보였다.

이날 함께 공개된 편지(A4 3장 분량)에서 한씨의 딸은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얘기할 때면 ‘남한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보고싶다. 하루빨리 통일되면 너희들 모두 데리고 남한에서 다 같이 살고 싶다’고 말씀 하시곤 했다”며 “혈육들을 만나보고 싶어한다는 이유로 칠십 평생을 죄 없이 살아온 아버지를 가두고 때리는 조국이 원망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납북자 문제를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말고, 북측에 즉각 송환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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