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장군이 황동색으로 옷을 갈아 입었나?“
철거논란을 빚었던 인천 중구 송학동 자유공원의 맥아더동상 색깔이 검은 청동색에서 밝은 황동색으로 바뀌었다.
동상 색이 변한 것은 지난달 중순께. 인천 중구청이 11월14일 “동상을 깨끗이 닦아 달라”며 전문 세척업체에 용역을 맡겼다. 업체는 베이킹소다 등으로 5일 동안 정성스레 동상을 세척했다. 공원관리사업소 직원들이 동상을 물수건으로 닦아 준 적은 있지만 전문 세척은 건립 48년만에 처음이다. 다리 부분에 벌어진 틈을 때우는 등 수십년간의 풍파에 손상된 부위도 보수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동상 색깔은 1957년 건립 당시 원래 황동빛이었으나 동이 산화ㆍ부식되면서 검은 청동빛을 띄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의 반세기만에 동상 세척에 나선 데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한몫 했다.
동상철거 찬반 집회가 이어졌던 지난 10월 중순 한나라당은 동상 사수결의 행사를 갖기에 앞서 “동상의 묵은 때를 벗겨 내야 한다”며 자체적으로 세척에 나서려 했다. 하지만 중구청이 “특정 정당이 동상을 세척하면 진보단체의 거센 반발이 우려된다”며 예산 150만원을 긴급 편성해 먼저 동상을 닦아 냈다.
동상 세척에 대해서도 진보, 보수 단체간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은 “역사성을 회복하는 작은 과정으로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통일연대 등 진보단체는 “맥아더를 우상화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이데올로기 공세의 일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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