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보기 전엔 학생들에게 커닝하지 말라고 하고 휴대전화도 안 되고 연필과 지우개만 사용하도록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F 학점을 받는다고 경고하는데도 시험지 밑에 종이를 숨기거나 책상 위에 써놓기, 휴대폰 켜놓기 등의 수법으로 커닝을 하려는 학생들이 있다.
그런 학생들에게 F를 주면 미리 경고를 했는데도 화를 낸다. 그들은 규칙을 지키고 정직하게 시험을 보는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수 년 전 미국에서 한국 학생들이 커닝을 하다 들켜 큰 소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다른 시험을 볼 수 없게 되었고 한국에선 차별이라고 욕했다. 미국 학생이 시험을 부정으로 치르다 걸리면 퇴학당하고 대개는 다른 대학에 들어갈 수도 없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최근 신문에서 수능 시험장에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간 학생에게도 자비로운 구제 조치를 바란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해가 안 간다. 규칙을 어겼는데 좋은 성적을 바라고 부모도 그 상황을 옳다고 여긴다니 말이다. 부모는 자녀가 부정 행위 등 어떠한 의심도 받지 않도록 하여 사회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인이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황우석 교수의 경우는 다르다. 먼저 그는 의사가 아니다. 그리고 그런 규칙을 지켜야 했는지도 몰랐다. 과거에 많은 과학자들은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실험대상이 되거나 위험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켰다. 황 교수도 자기가 여자라면 자신의 난자를 이용해 실험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를 돕기 위해 돈을 받은 여자들도 예외적이지 않다. 내가 믿기로는 미국이나 멕시코에서는 여전히 헌혈자에게 돈을 준다. 위급시 피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른 나라에서도 행해졌기 때문에 이 문제에는 위선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적합한 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수혈시 돈을 주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실험에 참가하기 위해 돈을 기부하거나 다른 장려금을 주는 것은 꽤 흔하다.
실험연구를 위해 난자를 제공하고 돈을 받는 것과 소위 사회학적인 실험에 참가하여 돈을 받는 것의 경계선은 어디일까? 그 경계선은 매우 얇아서 국제 법에 따라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학에서 미리 교육하여 모든 연구자들이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황우석은 용서돼야 한다. 그가 한국에서 배웠기 때문에 규칙을 몰랐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추측하건대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더라면 그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헨니 사브나이에· 네덜란드인·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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