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MBC의 대국민 사과는 ‘PD수첩’ 제작진의 취재과욕과 무모한 공명심이 불러들인 필연적 결과다. 사과 내용은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논란 취재과정에 취재윤리를 현저히 위반했으며, 검찰수사를 언급하며 강압적 언행을 한 것은 자사 방송강령을 위반한 것으로서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는 것이다. 국민적 개탄과 분노를 가져오게 된 이 사과문은 자성의 결과가 아니라, YTN의 폭로보도 뒤에 허겁지겁 나온 것이다.
YTN에 따르면 ‘PD수첩’팀은 동의 없이 ‘몰래카메라’를 촬영했을 뿐 아니라, “줄기세포 라인이 가짜로 판명됐고 황 교수는 구속될 것”이라며 공갈협박을 했다.
“황 교수를 죽이러 왔다”고도 겁을 주었다는 것이다. 취재욕과 이기심에 눈 먼, 부끄럽고 범죄적인 행위다. MBC는 취재윤리 위반에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YTN 보도의 불길을 막기 위한 사과였다는 점에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그 동안 ‘ PD수첩’ 팀은 난자제공과 관련해서는 윤리의식을 돌아보게 하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세계적 주목을 받는 황 교수가 쌓아올린 연구성과에 큰 흠집을 내고 신뢰도에 타격을 주었다.
주요 사건을 보도하되 중요할수록 냉철하고 진중해야 하는 언론의 기본자세를 공명심 때문에 저버린 것이다. 타인의 성공을 인정하고 칭찬하기보다 질시하고 깎아 내리려는 악의에서 출발한 것이 개탄스럽다.
MBC는 근래 두 번의 출연자 음부노출 사고를 냈고, 경북 상주의 ‘가요콘서트’ 녹화장에서 대형 압사사고를 빚었다. 그 뒤를 잇는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이 회사의 감독부실이나 전체적인 기강해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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