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재수, 삼수를 넘어 ‘취업 장수생’인 이모(30) 씨는 요즘 후회막급이다. 이씨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영어 성적도 좋은데 매번 면접에서 미끄러졌다. 특히 프레젠테이션 면접은 그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에만 나서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절로 식은 땀이 난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가 입사를 희망하는 대기업은 대부분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은 직군별로 전문성 있는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지식, 경험 등을 발표하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들의 프레젠테이션 면접 도입 확대 추세를 반영, 올해부터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평가하는 자격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한 달에도 수십 차례 열리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기업의 홍보대행 업무를 따내고 있는 국내 최대 홍보대행업체 프레인의 여준형(35) 대표를 통해 노하우를 배워보자.
●무대에 서면 구직자임을 잊어라
많은 지원자들은 자신이 구직자 신분임을 의식, 지나치게 겸손해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결코 좋은 점수를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든 프레젠테이션의 주인공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당당하고 자신 있게 준비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관은 프레젠테이션 말고도 여러 전형 과정을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므로, 겸손하고 신중한 자세 등은 다른 전형 과정에서 보여주면 된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에서는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보여주는 데만 충실하면 된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자신이 구직자라는 사실을 잠시 잊어도 좋다.
●나만의 프레젠테이션을 하라
‘나는 한번 발표하지만, 면접관은 수백 명의 발표를 듣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취업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의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차별성이다.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내용은 다른 지원자들이 이미 발표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차별성은 발표 내용과 방식 모두에서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발표 대신 노래를 부르는 등 지나치게 파격적인 발표 방식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결국 발표 내용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중요한데, 흔히 사용하는 표준양식이나 눈에 익은 그림 대신 독창적인 비주얼 요소를 만들어 쓰는 것이 좋다. 또 개인적으로 직접 촬영한 동영상 등을 파일에 삽입하는 것도 좋은 차별화 전략이다.
●조금은 과하다 싶게 공들여라
‘지나친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은 취업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만큼은 예외다. 공을 많이 들일수록 면접관들이 받는 인상은 좋아지게 된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준비한 구직자를 보는 면접관들은 그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우리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열정이 대단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기업은 신입사원에게 현란한 테크닉보다는 노력하는 자세와 열정을 기대한다. 전문 웹디자이너에게 부탁해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발표 자료를 완벽하게 제본한 출력물을 면접관에게 사전에 배포하는 것도 ‘공 들인 티’를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취업 희망 기업에 맞게 하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활용한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실시했다. 서류전형에 통과한 지원자 134명에게 도토리 100개씩을 지급해 자신 만의 미니홈피를 꾸미도록 한 후, 면접 당일 이를 활용해 자신의 장점과 앞으로의 포부를 설명하도록 했다.
이처럼 기업이 별도의 프레젠테이션 형태를 지정해주지 않더라도, 입사 희망 기업의 사업내용이나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는 내용과 방식으로 발표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모든 면접관은 자기 회사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많은 지원자를 편애하기 마련이다. 예컨대 입사 희망 기업의 로고가 오렌지 색깔이라면 모든 자료를 오렌지 색으로 장식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관련 회사에 관한 지식을 정리한 파일을 따로 하나 만들어 첨부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프레젠테이션 준비 이렇게…
△당당하고 자신감 가져야
△내용을 차별화해야
△자료는 많을수록 좋다
△회사 상징색 등 활용을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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