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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줄기세포 논란이 남긴 상처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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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줄기세포 논란이 남긴 상처와 교훈

입력
200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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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PD수첩’ 제작진의 취재윤리 위반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PD수첩’의 관련 후속보도를 유보, 줄기세포 진위논란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MBC는 ‘PD수첩’ 제작진이 취재과정에서 보인 협박ㆍ회유 등 취재윤리 위반을 대국민 사과의 핵심 이유로 꼽았다. 그러면서 “취재방법이 올바르지 않았다면 그 취재의 결과물 또한 정당성을 인정 받기 어렵다”고 취재 결과의 문제점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PD수첩’ 제작진의 오류는 제보에 근거해 과학적 회의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불가결한 검증의 엄밀성 요구를 간과한 것이었다. 수학적 정확성이 요구되는 과학의 영역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측이 완벽한 입증책임을 짊어져야 함을 제대로 인식했다면 강압적 취재로써 그런 엄밀한 검증에 이를 가능성이 없다는 점 또한 자명했을 것이다.

‘PD수첩’의 검증에 대한 오류 지적이 끊이지 않는 현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취재한 결과조차 특별한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엉뚱한 논란으로 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하고, 국민의 정신적 피로만 보탰다는 한탄을 금하기 어렵다. 진위논란이 세계적 구경거리가 된 결과 한국 과학계의 국제적 신뢰성에 금이 가 국내 과학자들에게 두고두고 부담이 되리라는 우려도 무성하다.

한편으로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이 남긴 교훈은 크다. 우선 과학적 성과에 대한 회의는 엄밀히 과학에 근거해야 하며, 따라서 궁극적으로 과학계 스스로가 풀어야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초기 논란을 통해 인간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요건인 생명윤리 의식이 한 단계 높아졌다. 당장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는 무조건 노출을 꺼리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장기적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었다.

아울러 MBC가 대국민 사과문에서 언급했듯 자칫 소홀하기 쉬운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인식이 취재ㆍ보도 영역에까지 확산된 것도 사회적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공교롭게도 ‘X파일’, 연구원 난자 제공, ‘PD수첩’의 강압적 취재 등 최근의 사회적 논란이 모두 절차의 정당성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사회적 논의가 으레 목적의 정당성에 기울었던 데 비하면 반가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논란은 끝났고, 지금은 사회 각 부문의 자성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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