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조기경보기도입(E_X) 사업이 미국의 방위산업 기술 수출통제 문제로 막바지에 혼전을 겪고 있다. 연말로 예정된 기종 결정이 연기될 가능성마저 대두됐다.
5일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 보잉사의 E_737과 경쟁하고 있는 이스라엘 엘타사의 G_550이 미국의 방산장비 수출통제 관문을 넘지 못해 최종기종 선정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G_550에 통신장비를 납품키로 한 미국의 협력업체가 미국 정부의 방산장비 수출통제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방산기술 및 장비가 외부로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완제품 뿐 아니라 부분품의 해외수출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엘타사는 보잉사보다 2억달러(약2,000억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 ‘조건충족 최저비용 낙찰’이라는 국방부 구매원칙에 따라 지금까지는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엘타사 제품이 수출통제 문제로 최종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E_X사업은 보잉사 제품으로 낙찰된다. 공군 고위관계자는 “이스라엘은 정부 차원에서 미국의 승인을 받겠다는 보증서를 제시해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시험평가 등 최종 단계에서 1개 업체가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이스라엘 업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자 보잉사에서 수출통제 문제를 제기하면서 막판공세를 퍼붓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내에서도 한미동맹 관계를 고려해서라도 보잉사 기종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보잉사도 결정적이지는 않아도 몇 가지 사안에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파문확대를 차단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이 같은 문제로 또다시 E_X사업이 지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시험평가 대상기종 선정과정에서 이스라엘 제품이 탈락하고 보잉사 기종만 남게 되자 국방부는 경쟁입찰 원칙이 무산됐다며 사업자체를 올해로 연기했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올해는 1개 업체라도 가격을 포함한 조건만 충족하면 낙찰하는 방식으로 변경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일정 변경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E_X사업은 2조원의 비용을 들여 2009년 2대, 2011년까지 추가 2대 등 총 4대의 공중조기경보기를 도입하는 사업으로 이달 12일 최종기종 선정을 앞두고 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