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땅 8,000㎞를 걸어서 여행하며 어린이에 대한 사랑을 전파해 온 미국인이 있어 화제다.
1985년 주한미군으로 입국해 전역한 뒤에도 한국에 살고 있는 론 파울러(39)씨가 주인공이다. 파울러씨는 90년 제대한 뒤 공부를 더 하려고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결국 한국을 잊지 못해 5년 만에 돌아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돌아온 첫 해부터 도보여행을 시작해 서울-부산, 대구-목포, 서울-광주 등 15차례에 걸쳐 자그마치 8,000㎞를 여행했다. 한반도 전체를 8번 가량 걸어서 오간 셈이다. 한국땅을 처음 밟은 지 20년이 된 지난달에는 경기 북부에서 경북 경주까지 600㎞를 걷기도 했다.
여행 목적은 단순히 경치를 즐기고 체력을 키우려는 게 아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주변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이가 많다는 것을 알리고 후원하는 방법과 장학금이나 필요한 물품을 전할 수 있는 길을 조언한다. 또 여행 중 거치는 도시마다 시청 아동복지과에 들러 그 지역을 돌아보며 느낀 점과 지역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아동복지 정책을 제안한다.
이런 활동은 우연히 알게 된 한국 어린이들과의 만남에서 비롯됐다. 서울의 한 보육원을 10년 동안 꾸준히 찾아가 다섯 어린이와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면서 한국의 눈부신 발전 뒤에 놓인 그늘을 보게 됐고 어린이들과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부모 없이 크는 아이들에게 영어도 가르쳐주고 놀이와 상담 상대가 돼 주고 있어요. 저를 아버지로 생각하는 아이도 있답니다.” 집안이 가난해 힘든 유년기를 보냈다는 파울러씨는 “체력이 다할 때까지 전국 곳곳을 누빌 것이고, 목숨이 다할 때까지 한국 어린이의 친구로 남고 싶다”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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