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치러진 카자흐스탄 대통령 선거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3선이 유력시 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는 70% 이상의 지지율을 보여 자르마한 투야크바이 등 다른 후보 4명을 큰 차이로 따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나자르바예프는 카자흐스탄이 구 소련에서 독립하기 2년 전인 1989년 권좌에 올라 16년째 통치하고 있다. 이번 3선에 성공하면 그는 7년 더 집권한다.
야당은 선거부정을 주장하며 5일 수도 아스타나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시위는 지난 2년 동안의 그루지야(장미혁명) 우크라이나(오렌지혁명) 키르기스스탄(레몬혁명) 정권교체와 같은 민주화 혁명을 노린 것이다. 이 과정에 1,600여 외국인 선거감시단의 역할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이 색깔 혁명으로 물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경제 성장과 민족ㆍ종교 간 화해, 강대국 외교의 성공 등 치적으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인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2000년 이후 연간 약 10%의 경제성장률을 이어가면서 1인 당 GDP(국내총생산)가 2,000달러에 육박, 중앙아시아 5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카지흐스탄 이외 다른 ‘스탄’ 국가들도 아직 정치 민주화의 무풍지대에 있다. 미국은 이 지역 민주화에 올해만 7,560만 달러를 투입했지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영향력을 키워가는 러시아가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지원을 받은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은 5월 안디잔의 민주화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며 중앙아시아에서의 민주화 도미노를 차단시킨 바 있다.
러시아는 또 최근 민주화 진원지인 외국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을 이들 국가에도 추진토록 독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비난했다.
‘스탄’ 국가 중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무야트 니야조프 대통령은 85년부터 20년째 집권 중이다. 종신 대통령직에 오른 그는 전제 군주와 같은 전횡을 일삼아 최악의 독재자로 평가된다.
타지키스탄의 에모말리 라흐모노프 대통령은 94년 집권한 뒤 2003년 헌법개정으로 14년간 더 집권할 권한을 위임 받았다. 중앙아시아에서는 키르기스스탄이 3월 총선 부정 민중시위로 15년 집권한 아스카르 아카예프를 하야시켜 유일하게 정권교체를 이뤘다.
하지만 집권한 쿠르만벡 바키예프의 권력 기반은 경제난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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