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을 제기한 MBC가 4일 대국민 사과를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황 교수 연구팀이 어떻게 나갈지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황 교수팀의 일원인 강성근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검증은 없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강 교수는 “재검증 자체가 과학계의 신뢰성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만큼 절대 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계 내부에서는 이전 연구의 타당성을 인정받는 방안이 자연스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앞으로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연구성과가 재연되고 우리도 이에 대한 후속 연구 성과를 낸다면 과학계의 자정능력에 의해 검증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가 조만간 모습을 나타내 논란의 당사자가 된 데 대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이같은 방향으로 이번 사태를 정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 교수는 현재 경기 의정부 모처에 칩거한 채 생각을 정리하며 연구팀과 입장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는 “황 교수가 아직까지도 무척 힘들어하며 기운을 추스리고 있는 상태라 언제 입장을 밝힐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교수와의 일문일답.
_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 아닌가.
“재검증은 없다. 과학적 판정이 성립할 수 있는 선결조건 자체가 잘못됐다. MBC PD수첩이 내놓은 DNA 검사 자료는 대조군인 쥐의 영양세포가 판독이 불가능하거나 서로 다르게 나오는 등 과학적 오류가 심각했다.”
_ PD수첩측의 잘못은 무엇인가.
“우리가 제공한 시료에 트리졸 대신 파라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트리졸은 DNA를 보존하고 붙어 있는 단백질을 제거하는 용액(solution)이다. 그러나 파라포름알데히드는 박제 등에 쓰이며 농도가 높으면 DNA와 단백질의 결합을 더 단단하게 해서 엉겨붙게 만들고 농도가 낮으면 쌍으로 된 나선형 구조를 깰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또한 PD수첩측의 데이터는 일관성 있는 결과를 나타내지 못해 과학적 개연성을 신뢰하기 어렵다.”
_PD수첩측에 살아 있는 미분화 세포를 준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
“원칙상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PD수첩측이 연구원들을 너무 힘들게 해서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_영양세포로 사용한 쥐세포 논란은.
“사람의 세포를 영양세포로 사용하는 것은 연구 과정에서다. 검증 과정에서는 배아줄기세포를 영양세포에서 떼어낼 때 일부가 붙어나와 검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PD수첩측과 의사소통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_ PD수첩측의 모든 검증 과정에 황 교수측 참관인이 동행했다는데.
“연구팀은 샘플 시료만 제공했고, 모든 작업은 전적으로 PD수첩측이 책임졌다. 파라포름알데히드를 사용했다는 사실은 검사 결과를 받고서야 알았다. 참관인으로 간 사람도 절차상 확인을 위해서일 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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