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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뷰/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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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뷰/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입력
2005.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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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며 TV를 볼 수 있는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최근 시작됐다. 내년에는 걸어 다니며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전자태그(RFID) 서비스가 시작되고, 가정에서 쓸 수 있는 100만원 대 국민로봇도 보급된다. 산업측면에서는 2010년까지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규모를 53조원으로 키우겠다는 SW산업 발전전략이 발표됐다.

요즘 정보기술(IT) 분야는 인터넷이 등장한 이래 지난 11년 동안의 변화 못지 않게 급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2010년보다 2~3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는 진대제(53) 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향후 국가발전을 좌우할 IT 산업의 미래상을 미리 짚어봤다. 대담=이창민 산업부장

_이 달 들어 시작한 지상파 DMB 서비스는 세계 최초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지상파 DMB 휴대폰이 보급되지 않은 게 문제입니다.

“이동통신사들이 지상파 DMB 휴대폰 판매만으로는 수익을 올릴 수 없어 유통을 꺼리고 있습니다. 또 DMB 서비스 때문에 휴대폰 통화량이 줄어들어 수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그 점은 맞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이동통신 과소비 국가입니다. 1인 월 평균 휴대폰 통화량이 310분입니다.

일본 150분, 영국 160분 등 다른 나라에 비하면 2배 정도 됩니다. 대 국민 서비스를 주로 하는 정통부 장관으로서 통신비가 가계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료인 지상파 DMB가 통신 과소비를 줄이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 보람 있는 일입니다. 대신 이동통신사들은 DMB를 이용해서 수익모델을 찾아야 합니다. DMB는 쌍방향 및 데이터통신이 가능하므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_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지상파 DMB가 위성 DMB보다 활성화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통신비 경감은 나중 문제입니다. 우선 단말기 및 부품, 서비스 수출 등으로 IT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아마 국민들의 먹거리를 10~20년쯤은 책임질 것입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멕시코, 중국 등 12개국이 우리가 개발한 지상파 DMB 서비스로 실험방송을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삶의 질을 높일 것입니다. 어디서나 이동하며 TV방송을 볼 수 있으니까요. 저로서는 전 국민이 즐거워 할 수 있는 근사한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보람 있는 일을 한 셈입니다. 참여정부 들어서서 모든 국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실적이 나온 거죠.”

_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제 무료화나 요금 인하도 통신비 부담을 줄일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큽니다.

“SK텔레콤이 내년부터 CID요금을 무료화 하겠다니 이용자들의 통신비 부담이 연간 2,000억원 가량 줄어들 겁니다. KTF와 LG텔레콤도 연내 이용자 이익이 증대되는 방향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경우 국민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어 물가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은 사업자 자율로 결정할 문제입니다. 정부가 시장에 너무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_문자메시지서비스(SMS) 요금도 변화가 있을까요.

“SMS는 요금체계가 합리적으로 운영되는지 검토해볼 수는 있으나 요금을 내리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SMS는 워낙 경쟁이 심해서 요금이 싼 편입니다. 또 무료 요금제 등 여러 가지 가격체계를 통해서 이미 합리적으로 조정이 됐다고 봅니다.”

_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IT 산업이 앞당길 것이라고 보는지요.

“앞으로 국가 성장의 절반 가량이 IT에서 나올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IT기술과 서비스는 모든 산업에 스며들어 경쟁력을 키울 것입니다. 이미 자동차의 경우 원가의 35% 이상이 IT소프트웨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IT기술과 서비스의 파급력이 크다는 증거죠.”

_우리나라가 IT산업의 선두주자가 된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융복합 시대를 맞아 우리는 컴포넌트(Componentㆍ반도체 제조), 휴대폰과 인터넷 등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서비스 개발, 컨슈머(Consummer)일렉트로닉스(가전)와 컴퓨터(Computer)를 생산할 수 있는 개발 및 기술력 등 4C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4C를 고루 갖춘 나라는 우리와 미국, 일본 정도입니다. 여기에 게임 등 콘텐트(Content)까지 발달했습니다. 그러니 IT산업 발전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_그렇다면 우리의 IT산업은 어디까지 진화할 것으로 보십니까.

“앞으로 10년에 걸친 IT산업의 발전상은 유비쿼터스 사회로 대표되는 IT839전략에 모두 나와 있습니다. 여기에 1일 발표한 SW산업 발전전략을 IT839에 추가하면 향후 10년 동안 국부 창출은 문제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SW는 중요합니다. 이제 우리는 단말기 수출일변도에서 벗어나 달라져야 합니다. SW는 지식기반 산업입니다.

단말기를 어떻게 움직일 것이며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절약하고 효율을 올릴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SW 개발이 곧 국가의 부로 직결되죠.

기기와 SW를 모두 개발하는 미국의 IBM 같은 회사가 우리 나라에서 많이 나와야 합니다. IT839 정책의 일환인 와이브로, 전자태그, 국민 로봇 등이 내년부터 보급되면 10년 뒤 사람들의 삶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_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질까요.

“그 때쯤이면 감지기와 바이오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과 기계가 쉽게 대화할 것입니다. 이미 말로 기계를 일부 작동시키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명함 교환도 필요 없을 겁니다. 갖고 있는 디지털 통신기기의 버튼을 누르면 저절로 상대방의 기본 정보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단계 더 나가서 사람과 동,식물이 의사 소통할 수 있는 시대도 멀지 않았습니다.

동물의 몸에 감지기가 달린 RFID를 부착하면 컴퓨터가 개 짖는 소리, 혈당치 등을 분석해 동물의 상태를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변환해 전달하는 겁니다. 이런 일들이 조만간 가능해집니다.”

_ IT839 전략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만, 로봇 등 일부 아이템은 다른 부처와 중복되기 때문에 부서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부처를 일부러 합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기업에서도 특정 사업을 빨리 추진하려면 특별사업부를 따로 만듭니다. 그런 점에서 정통부가 필요하며 정책 추진 또한 나눠서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1994년 11월에 정통부가 생긴 이래 국내 IT산업이 급격히 발전했습니다. 이를 보고 30여개국이 따라서 정통부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대신 과기부총리가 부처별 조정 역할을 해주면 됩니다.”

_그 동안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출마설 등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출마 의향이 있으신지요.

“모두 외부에서 나온 얘기일 뿐 저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정치적인 것은 제가 말할 게 못되죠. 2년9개월 동안 정통부 장관을 했습니다. 군대생활보다 길게 했으니 제대하면 기업현장으로 돌아 가야죠.

기업체 재직시절은 물론이고 정통부 와서도 저는 늘 새로운 분야를 찾아 일을 했습니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에도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 가전 등 여러 분야로 옮겨 다니며 성격이 다른 일들을 많이 했는데 정통부에서도 다양한 일들을 했다고 봅니다.

그 동안 외국 장ㆍ차 만 155차례 만났습니다. 그만큼 힘도 들었지만 2년이 지나 DMB, 와이브로 등 실적이 나오니 보람 있습니다. 앞으로도 할 수 있는 한 제 역할에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정리=최연진기자 대담= 이차민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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