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도시였던 포천시가 문화,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청계천 복원공사에도 쓰였던 포천석(石)의 명성에서 볼 수 있듯 포천은 몇 년 전만 해도 40개가 넘는 채석장의 도시이기도 했다. 늘어난 폐석장은 이내 포천의 골칫거리가 됐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 포천시는 폐석장을 국제적인 관광ㆍ휴양명소로 개발하려는 ‘포천 아트밸리’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이 달 착공, 2007년 6월 완공될 예정인 포천 아트밸리는 179억원을 투입해 신북면 기지리의 폐석장을 3만평 규모의 조각공원과 야외음악당, 피크닉장 등을 갖춘 레저공원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조각공원에는 호수를 끼고 있는 폐석장 석산에 국내 대표적 조각가들이 높이 80㎙에서 150㎙에 달하는 대형조각을 새긴다. 포천시는 앞으로 모두 7개의 폐석장을 조각공원으로 바꾸겠다는 장기계획도 세웠다.
그렇게 되면 포천 폐석장들은 미국 대통령들이 얼굴이 새겨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 버금가는 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하드웨어만 갖춰지는 것이 아니다. 포천시는 9~10월 아시아 16개국 116명의 미술인들이 참가한 제1회 ‘포천 아시아미술제’도 성공리에 끝냈다.
‘길’을 주제로 과거ㆍ현재ㆍ미래를 상징하는 각국 작가들의 독특한 회화와 조각, 설치작품들이 전시됐고 한 달 동안 12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포천시는 아시아미술제를 제3세계 작가들을 중심으로 30개국 이상의 작가들이 참가하는 ‘비엔날레’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화 인프라도 탄탄하게 구축되고 있다. 910석의 대극장과 262석의 소극장, 갤러리, 광장 등을 갖추고 2003년 10월 개관한 반월아트홀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인근 양주 의정부 동두천 시민들도 찾아오는 경기 북부지역의 문화요람으로 자리잡고 있다.
산정호수와 국립수목원 등 수려한 자연경관이 ‘파리의 연인’ 등 드라마의 단골 배경이 되기도 하는 포천시는 앞으로 영화촬영장, 드라마 테마거리 등으로 꾸며진 ‘영화마을’ 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 박윤국 포천시장
박윤국(49) 포천시장은 “포천은 서울까지 50㎞, 금강산까지 직선거리로 100㎞ 남짓한 통일시대의 요충지”라며 “호수와 온천, 스키장 등 풍부한 관광자원이 산재하고 있어 교통 인프라만 구축되면 통일을 먼저 여는 국제적 문화ㆍ관광도시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미군기지 이전 등의 영향으로 경기 북부지역 도시들의 인구가 줄고 있는 반면 포천은 신도시 개발, 문화ㆍ관광자원 개발 등으로 최근 인구 유입이 늘고있는 젊은 도시”라고 자랑한 박 시장은 “문화ㆍ관광 인프라 구축과 함께 서울북부, 경기북부, 강원도 3지역을 연계할 수 있는 교통망 구축에 진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서울~포천 고속도로 건설, 43번국도 확장공사 등은 포천시 교통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사업이다. 포천시는 2003년말 인구 15만명을 넘어 시로 승격됐다.
박 시장은 “자연 훼손의 현장이었던 폐채석장을 친환경적인 아트밸리로 가꾸고 있는 것처럼, 포천은 앞으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문화예술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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