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목해야 할 증시의 내부적 변화 중 하나가 주도주 컨셉트다.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금융, 소비재 중심의 내수, 가치주의 상대적 강세가 그 동안의 주도적 시장 흐름이었다면, 11월 이후 강세장에선 거시경제환경과 기업실적 전망의 변화를 반영한 경기민감 업종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정보기술(IT) 부문의 주도력이 돋보인다. IT 부문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거시경제환경의 개선이다. 전체적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IT산업 수출액도 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가에 선행하거나 동행성을 갖는 재고순환 지표를 보더라도 6월 이후 긍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둘째, 기업이익 모멘텀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12개월 후 수익전망치의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이 경기소비재와 산업재 부문 등과 함께 상대적으로 높게 추정되고 있으며, 최근 3개월 동안 변화한 이익수정비율의 개선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셋째, 외국인 매수세를 비롯한 수급개선 효과다. 11월 이후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지난주까지 66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밖에도 긍정적인 펀더멘털 환경의 변화, 국내외 유동성 보강 등을 감안할 경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이번 주에는 두 가지 리스크 요인에 대한 경계심이 요구된다. 우선, 사상 고 수준에 근접한 투기성향(미수잔고/고객예탁금 비율)이다. 1일 기준 투기성향은 17.4%로 10월18일 기록한 사상 고 수준(17.6%)에 바짝 다가섰다.
심리적으로 증폭된 투기성향은 과열 징후로 볼 수 있다. 선물ㆍ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1조5,000억원 수준의 매수차익거래잔고도 부담스럽다. 과거에 비해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충격요인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주 국내증시는 기존 상승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기보다는 단기적으로 변동성 높은 주가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속도조절을 감안한 저가 매수전략이 유리해 보이며 주도주로 떠오른 IT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요구된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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