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유난히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의류와 주류의 판매량이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기회복세를 반영하듯 의류 매출은 올 겨울 들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주류매출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회복 속에서도 건강을 먼저 챙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수도권 12개점의 10월과 11월 의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8%, 8.4% 증가했다. 분기별 매출액 증가율도 1ㆍ4분기 1.9%, 4분기 5.2%, 4분기 7.7%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다른 백화점도 비슷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도 4분기 의류매출 증가율이 각각 5.5%, 2.0%에서 4분기에는 각각 7.7%, 9.5%까지 뛰었다.
특히 그랜드백화점의 경우 3분기까지만 해도 의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5% 이상 감소했지만 10월 들어 반전세를 보인 뒤 지난달에는 여성의류가 15%, 남성의류는 43%까지 매출이 증가했다.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신사복의 매출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일모직의 신사복 ‘갤럭시’와 ‘로가디스’의 경우 10월 이후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뛰었고, LG패션의 ‘마에스트로’도 올해 연간 매출이 6% 이상 신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술 소비는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맥주 출고량은 1억 6,663만 상자(1상자=500㎖ 20병)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감소했다. 11월과 12월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판매량이 약 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소주는 10월까지 8,363만 9,000 상자(1상자=360㎖ 30병)가 팔려 지난해에 비해 0.03% 증가하는데 그쳤고, 위스키는 같은 기간 216만 7,062 상자(1상자=500㎖ 18병)가 팔려 0.29% 판매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도 지난해의 경우 2003년에 비해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술 소비 심리는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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