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모든 판사들은 자신의 재판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 스스로 틀어보면서 재판진행의 문제점을 발굴, 개선해야 한다. 또 원하는 판사들은 자신의 재판을 동료 판사들에게 참관토록 하거나 비디오를 함께 보면서 과도한 언행이나 일방적인 진행 등이 없었는지, 어떻게 고칠지를 함께 토의하게 된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2일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법원의 재판ㆍ행정사무 개선책을 지시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정식 판사가 되기 전 2년간 실무수습을 받는 예비 판사에게 사실상 재판의 주심을 맡기는 관행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등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법원 내부의 폐단 시정을 강력히 권고했다.
민사재판과 관련해서는 쟁점이 비슷한 사건을 두고 한 법원의 두 재판부가 서로 다른 판결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재판부간 토론을 통해 해석을 통일하라고 했다.
형사재판에 대해서는 “뇌물ㆍ경제사범 등 화이트칼라 범죄에 법원이 지나치게 온정주의적 판결을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며 “법원의 솜방망이식 처벌이 부패범죄 반복 발생에 큰 원인이라는 비판에 귀를 기울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대법원은 대법원의 정책법원 기능을 높이기 위해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은 소부(小部)에서 심리하지 않고 가능한 전원합의체에서 심판하기로 했다.
또 유전공학 의료 환경 등 전문분야의 민사사건을 대법원에서 심리할 때 재판장 직권으로 민간 전문가 의견을 듣는 ‘참고인 진술제도’를 하급심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민을 섬기는 법원’이라는 이 대법원장의 복무방침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원 서비스와 관련해 몇 개 부서 업무만 접수하는 기존 민원접수실 대신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표준종합민원실을 내년 3월 서울남부지법에 시범 설치키로 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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