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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백제 왕족 추정 고분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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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백제 왕족 추정 고분 발굴

입력
2005.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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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왕족의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고분이 일본 나라(奈良)현 아스카무라(明日香村)의 가즈마야마 고분지대에서 발굴됐다.

1일 아스카무라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판석(板石)을 벽돌처럼 쌓는 백제식 석실을 갖추고 있는 이 고분은 출토된 토기 등으로 미뤄 볼 때 660~680년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변의 길이가 약 24㎙인 2단 축성식 방형분(方形墳)으로, 동서 100㎙ 남북 60㎙의 구릉지를 깎아 조성한 대규모 호화 고분이다. 고분에서는 또 지위가 높은 인물에게만 사용이 허용됐던 옻칠한 목관의 파편과 40~50대의 남성으로 보이는 피장자의 뼈와 치아가 발견됐다.

남쪽 부분의 흙이 2㎙ 가량 흘러내리며 드러난 석실은 이미 도굴 당한 상태로 별다른 유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스카 지역에서 백제식 석실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 또 당대 최대 규모의 방형분이라는 점에서 이 고분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스카무라 교육위원회는 “지금까지 발견된 아스카 지역의 고분과는 구조가 크게 다르다”며 “아스카 말기 고분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흥분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고분의 형태와 규모를 근거로 피장자가 일본 역사서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일본 황족이거나 일본에 체재했던 백제 왕족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시기에 죽은 일본 황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백제 왕족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와카미 구니히코(河上邦彦) 고베야마테(神戶山手ㆍ고고학)대 교수는 674년에 죽은 백제왕족 창성(昌成)을 이 고분의 주인공 후보로 꼽았다. 창성은 631년 아버지 선광(善光)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 왔으며, 660년 백제가 멸망하는 바람에 망명 왕족이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와카미 교수는 이 같은 추측이 “피장자가 40~50대로 추정되는 사실에도 부합한다”며 “백제왕 창성이 조국(백제)과 같은 형태의 고분을 어떻게 해서라도 만들고 싶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 학자들은 다카마쓰즈카(高松塚)와 기토라고분 등이 몰려있는 ‘왕들의 계곡’에서 발견된 이번 고분이 일본 역사의 ‘공백 시간’을 해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일본 현지 학회의 연구회는 3일 오후 3시 개최될 예정이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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