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PD수첩측이 밝힌 DNA검증과정은 문제가 없었을까. 유전자 연구자, 줄기세포 연구자, DNA분석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들어 쟁점을 살펴본다.
●시료 오염됐나 없었나
아예 DNA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많은 시료들에 대해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지적하는 것은 오염 가능성이다.
하지만 PD수첩팀은 “분석자의 피부세포 조각이나 땀 등으로 시료가 오염됐을 가능성을 고려해 분석자의 DNA검사도 하고, 아무 것도 없이 검사하는 음성대조군 검사도 마쳐 오염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실험실 안에서 배양접시를 받자마자 튜브로 나눠담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오염가능성도 낮다.
DNA분석 전문가는 “DNA를 증폭시키는 반응은 매우 강력한 화학반응이기 때문에 웬만한 오염이 있다 하더라도 결과가 아예 안 나오는 일은 드물다”며 “배양접시에 있던 세포를 제대로 튜브에 담지 못했을 가능성, 즉 검사대상인 시료에 세포가 아예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포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는 분석법이 다른가
세포는 분열할 때마다 DNA가 복제되고 이 때 100만분의1의 확률로 DNA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DNA 돌연변이는 사람마다 유전자가 조금씩 차이가 나는 이유다. 때문에 친자확인에서는 돌연변이를 잘 일으키지 않는 유전자 부위의 염기서열을 비교한다. 비교할 유전자 부위(마커)는 통계적으로 확립돼 있다.
그런데 줄기세포는 보통의 체세포보다 분열이 활발하고 그래서 돌연변이를 일으킬 확률도 높기 때문에 유전자 마커 부위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복제된 체세포와 복제한 줄기세포끼리도 DNA지문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한 유전자기능 연구자는 이러한 이유로 “친자확인을 하는 방법으로 줄기세포의 DNA지문을 검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황 교수도 사이언스 논문에 같은 DNA지문분석을 사용했다. 또 PD수첩은 황 교수의 요구에 따라 논문과 똑 같은 유전자 마커를 사용해서 검증을 했기 때문에 유전자 마커의 문제로 인한 불일치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치-불일치 판독의 문제?
^이번 DNA지문 분석은 총 16개 유전자 마커를 사용했고 1개 마커부위에서 대략 10가지씩의 염기서열의 종류가 가능하다. 즉 2개의 마커에서 우연히 유전자 염기서열이 같을 확률은 10X10분의1이다. 만약 두 개의 DNA시료를 검사해 16군데 모두 일치한다면 이는 10의16승분의1의 확률이다. 우연히 일치할 확률이 1경분의1이므로 동일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번 검증에서 4번 줄기세포는 16개 중 8개 마커만 DNA가 검출됐는데 이것이 체세포와 일치했다면 10의8승분의1의 확률이어서 동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검출된 마커가 모두 체세포와 달라 불일치라는 결론이 가능하다. 80% 불일치라는 1일 MBC 9시 뉴스의 보도는 비과학적인 해석이다. 2번 줄기세포 역시 16개 마커에서 모두 불일치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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