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제작진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황우석 교수팀으로부터 넘겨받은 줄기세포의 1차 검증 과정 및 결과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1일 ‘뉴스데스크’ 를 통해 황 교수의 줄기세포 의혹을 처음으로 보도한 데 이은 것으로 황 교수의 연구 의혹 보도에 대한 MBC의 적극적인 의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황 교수 연구팀에 대한 공개적인 압박이자 MBC에 대한 비우호적 여론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자세다. 기자회견에는 외신기자들까지 몰려 황 교수 의혹에 대한 내외의 관심을 반영했다.
최승호 책임PD는 회견 서두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 데이터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이런 엄중한 문제를 다루는 데 한 번의 검증으로 모든 의혹을 해소할 수는 없다” 면서 “그래서 약속한대로 2차 검증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 이라며 황 교수 측을 겨냥했다.
PD수첩이 밝힌 검증 과정은 이렇다. PD수첩팀은 11월 12일 서울대 수의대 실험실에서 5개의 줄기세포(2, 3, 4, 10, 11번), 5개의 환자 체세포, 5개의 바탕영양세포를 배양접시에 담긴 채 받았다. 바탕영양세포는 배양접시 바닥에 깔아 줄기세포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세포로, 혹시 줄기세포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받았다. PD수첩팀이 대동한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배양접시를 받자마자 현미경 사진을 찍은 뒤 세포들을 떼내 튜브에 담았고 감독관 자격의 변호인과 황 교수팀이 지정한 전문가가 참관했다.
PD수첩팀은 11월 14일 샘플을 4쌍으로 나눠 1쌍(15개)씩 서울대의대 법의학교실과 민간업체 아이디진에 보냈다. 서울대측에선 DNA 수치가 매우 낮거나 전혀 안 나왔고, 아이디진에선 2번 줄기세포의 결과가 나왔고 4번도 불완전하지만 나왔다. 11월 17일 결과를 통보받은 PD수첩측은 아이디진에 다시 1쌍의 샘플을 보내 재검사를 했지만 결국 아무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PD수첩측은 체세포의 DNA 결과가 전혀 나오지 않자 11월 12일 안규리 교수로부터 따로 받은 환자의 머리카락(2, 3번) DNA 분석을 했고 이는 논문의 환자 DNA와 모두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다.
서울대와 아이디진에서 비교할 만한 결과 자체를 얻지 못하자 PD수첩팀은 2, 4번 줄기세포 DNA와 논문(머리카락)의 DNA를 비교하기 위해 다른 법의학자에게 보여 판독을 의뢰했고 불일치 판정을 얻었다. 한 PD는 “이번 DNA 분석은 황 교수 논문과 동일하게 16개 유전자 부위(마커)를 분석한 것으로 2번 줄기세포는 논문에 나온 2번 환자의 줄기세포, 체세포와 전혀 달랐고 2~12번 어느 것과도 같지 않았으며, 4번 줄기세포는 8개 마커만 결과가 나왔는데 모두 일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PD는 “유전자 검사 결과 데이터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이런 엄중한 문제를 다루는 데 한 번의 검증으로 모든 의혹을 해소할 수는 없다” 면서 “그래서 약속한대로 2차 검증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과학저널인 사이언스를 제쳐놓고 MBC를 어떻게 믿나” 라는 로이터통신 기자의 물음에 “개인적으로 마음 속에 그런 ‘상식의 저항’ 을 느끼기도 했다” 면서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이언스가 하지 않은 검증을 했다는 것” 이라고 대답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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